[한반도 긴장 고조]

4월 위기설 대처 3國 3色.. 美 ‘기획’ 日 ‘확대’ 韓 ‘관전’

‘北 압박’ 국가별 속내
트럼프 "모든 옵션 고려" 한반도 긴장감 수위 높여
日 정치권 "서울 불바다" 군사적 재무장 명분 삼아
韓 "北 압박 차원서 필요" 낭설 입장서 ‘필요’로 선회

최근 한반도 4월 위기설에 대해 미국, 일본, 한국이 각자의 셈법에 따라 3국 3색, '기획' '확대.재생산' '전략적 모호성'의 대응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반도 위기상황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韓 '관전'… 전략적 모호성

12일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패를 다 보여주고 경고를 가하는 방식으로 북한 문제에 임하고 있다"면서 "국내 민심이 크게 동요하기 전까지는 4월 위기설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압박 차원에서라도 필요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정부로선 국민불안이 임계치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대북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미국과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게 전략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중 정상회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미국의 북한 공격설이 기승을 부린 지난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발언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미국의 군사조치로 강대국 간 긴장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니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차분하고 일관성 있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사태 진정을 위한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같은 날 외교부.국방부.통일부 외교안보 3개 부처 대변인이 "북폭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진화성 발언을 발표한 것과도 차이가 있었다. 미국이 고조시키고 있는 한반도 위기국면을 굳이 꺼트림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협상 카드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연구위원은 "미국의 위기상황 조성은 4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로서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게 대북억제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카드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은 한반도 위기설이 확대.재생산돼 국내 환율.자금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는 엄포가 당사자인 한국으로선 독한 처방인 셈이다.

일부 인터넷과 SNS에서 떠도는 가짜뉴스들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메시지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고 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인사들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해결을 위해 "무력사용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이 협조적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연일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 문제를 지렛대 삼아 미국의 국익과 이해관계에 맞춰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의 관계 역시 과감하게 재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가 미국으로선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움직이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日, '위기설 확산'

이번 북한 포격설에서 일본의 역할은 위기설 확대.재생산이다. 현재 일본 정부와 정치권,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한반도 위기설에 적극 불을 지피고 있다. 한반도 위기상황을 고조시켜 일본 재무장을 위한 명분으로 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북한 공격으로 인한)한반도 위기 시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의 대피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일본 외무성은 한국 방문 자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일엔 자민당 내 차기 총리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해 한국 거주 일본인 구출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서울이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는 식의 원색적 발언을 쏟아냈다.

교도통신은 "중국의 대응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유력 매체들의 위기설 타전,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이 이를 확인해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위기설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