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yes+ Culture] 서커스, 예술이 되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3 19:57

수정 2017.04.13 19:57

라 베리타, LG아트센터서 30일까지
달리 그림서 영감 받아 탄생한 서커스
애니메이션 접목 '동물의 사육제'
7명의 단원들 다양한 동물 모습 표현
한국 민요 결합한 서커스, 고공 줄타기
내달 '안산국제거리극축제'서 선봬
서커스 '라 베리타'
서커스 '라 베리타'

공중제비와 밧줄타기, 저글링과 훌라후프…. 서커스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들이 연극, 춤, 음악, 미술과 하나로 어우러져 예술작품이 된다. 4월과 5월 서울의 공연장과 수도권의 다양한 축제에서 다채로운 아트 서커스 공연이 국내의 관객들을 찾아온다.

■달리의 초현실주의+퍼포먼스 '라 베리타'

가장 먼저 관객을 찾는 아트서커스는 '라 베리타'다. 세계적인 서커스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광란의 트리스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라 베리타'는 지난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래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 세계 20개국에서 400회 이상 공연하며 3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대형 히트작이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대중에게 익숙한 서커스의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선보인다. 수채화 같은 조명 아래 반라의 무용수가 밧줄을 타고 오르고 '코뿔소' 탈을 쓴 출연자들이 붉은 실타래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 받는다.
마치 달리의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초현실적인 비주얼의 서커스가 2시간 동안 화려하게 펼쳐진다.

■생상스 음악+서커스 '동물의 사육제'

프랑스의 클래식 작곡가 생상스의 아름답고 위트있는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호주의 서커스 '동물의 사육제'도 다음달 한국 관객을 찾는다. 오는 5월 12~21일 열리는 제16회 의정부음악극축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동물의 사육제'는 호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트서커스 연출가 야론 리프쉬츠가 이끄는 서커스단체 서카(Circa)가 아기자기하고 유니크한 애니메이션으로 관객을 판타지 세계로 안내한다.

7명의 서커스 단원들은 각 장면에서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표현하며 하늘과 땅, 바다, 도시를 탐험한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생상스의 관현악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를 기반으로 하지만 극의 흐름에 따라 힙합 장르를 접목하고 때론 연기자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삶의 단면 보여주는 서커스 공연들

오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경기 안산 문화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도 다양한 서커스 공연이 펼쳐진다.

이탈리아 극단 '노그래비티 포 몽스(Nogravity4monks)'가 선보이는 고공 줄타기 서커스 '길 위에서'는 곡예사가 긴 줄을 건너는 동안 기타,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며 인생의 순간들을 표현한다. 어둠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의 몸짓은 인생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공포와 분노, 고독, 반항을 상징한다.

벨기에의 '살아있는 서커스' 팀은 규칙 없이 움직이는 폴대를 사이에 두고 유머와 위트를 섞은 신체극 '우리끼리'를 공연한다. 2명의 연기자는 서커스 공연을 통해 상대방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의 단면을 보여준다.


서커스에 한국의 전통 민요를 결합한 공연도 예정돼 있다. 서커스 창작 집단 '봉앤줄'은 전통연희와 민요에 서커스를 접목해 봉과 줄에 오르기 위해 무수히 바닥으로 떨어지고 다시 오르는 한 젊은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서커스의 이면에 주목하는 이 공연은 불확실하게 반복되는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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