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제2의 언어' 이모티콘, 산업이 되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8 19:38

수정 2017.04.18 19:38

관련종목▶

재미로 주고받던 그림에서 새로운 소통도구로 자리잡아
카카오 "사용공간 다양화" 멜론.카카오TV 등에 서비스
창작자 위한 공간도 마련 이모티콘 제작.출시 지원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카카오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 행사에서 카카오의 이모티콘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카카오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 행사에서 카카오의 이모티콘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젊은 사람들이 친구들과 재미로 주고받는 그림 정도로 여겨졌던 이모티콘이 인터넷과 SNS를 넘어 문구, 완구의 �심 캐릭터로 발전하더니 독립적 산업으로 성장했다. 월 평균 전국민의 절반에 달하는 2700만이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단순한 텍스트보다 감정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어 이용층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이모티콘이 '제2의 언어'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모티콘이 이용자간 소통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활용법도 다양해질 예정이다. 그동안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에서만 활용되던 이모티콘이 인터넷 산업 전반으로 확대된다. 카카오가 다음달부터 카카오톡을 넘어서 멜론, 카카오TV, 다음 애플리케이션(앱)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18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국내 이모티콘 작가 400여명을 대상으로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를 개최하고 이모티콘 서비스를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고 이모티콘 작가들의 제작 노하우를 공유했다.

■"단순한 그림에서 소통 도구로 자리잡아"

이날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이모티콘을 처음 서비스할때 많은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고 했다. '누가 이런 그림을 쓰겠느냐', '애들만 쓰는 그림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천국이라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모티콘은 홀대받았다.

하지만 임지훈 대표와 카카오는 5년여만에 이모티콘을 전세계 누구나 활용하는 소통의 도구로 만들어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이모티콘 전문 플랫폼이 등장했고 주요 외신들은 이모티콘 현상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열마디의 말보다 이모티콘 하나가 내 마음을 더 잘 전달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있으며 이제는 이모티콘 없는 세상을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이모티콘이 게임이나 웹툰 등 더 많은 콘텐츠에서, 더 많은 플랫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모티콘, 멜론, 카카오TV 등 카톡 밖으로 나온다

카카오는 먼저 오는 5월, 카카오톡 밖에서도 이모티콘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음원 서비스 멜론, 동영상 서비스 카카오TV, 포털 다음 앱 등에서도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은 물론 뉴스, 카페에 댓글을 입력하거나 음악, 영상 감상평을 쓸때도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 김희정 이모티콘서비스 총괄은 "이용자는 구매한 이모티콘을 다양한 서비스에서 쓸 수 있어 만족도와 구매 동기가 높아진다"며 "지난 몇달간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등에 적용하는 실험을 해보니 이모티콘 구매 빈도, 구매 횟수 등이 증가했다"며 작가들도 이모티콘 판매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카카오는 이용자가 이모티콘을 구매하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카페나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이모티콘을 '이거 어때?'라는 코너를 통해 추천할 계획이다. 예컨대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에서는 강아지 관련 이모티콘을 추천하는 식이다.

■누구나 쉽게 이모티콘 만드는 '스튜디오'도 마련

아울러 카카오는 기업간거래(B2B) 수익모델도 확대한다. 기업, 단체 등이 마케팅 용도로 이모티콘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카카오 비즈이모티콘 스토어'에 기업 맞춤형 추천 기능, 특가 할인 프로모션을 추가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쿠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니즈를 반영해 '인쇄형 이모티콘 쿠폰' 주문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더 많은 작가들이 이모티콘을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도 마련했다. 누구나 쉽게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이모티콘 작가는 물론 신규 창작자도 쉽게 제안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안부터 심사과정, 결과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심사에 통과된 이모티콘은 상품화 과정을 거쳐 이모티콘으로 출시된다.

카카오 여민수 부사장은 "자신의 감정을 더 미세하게 전달하고 싶을때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이용자가 월 2700만명에 달한다"며 "한글이라는 말보다 이모티콘이 전달력과 호소력이 더 강한 만큼 카카오는 이모티콘을 새로운 언어라고 보고 접근하고 있으며 카카오톡 외에 더 큰 시장으로 이모티콘을 끌고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에 지난 2011년 11월, 처음 도입됐다. 현재 하루 10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텍스트를 대신해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지난 5년간 누적 이모티콘 구매자는 1400만명에 달한다. 이모티콘 시장 성장과 함께 작가들의 수익도 확대되고 있다.
10억 매출 규모의 작가들이 생겨났으며 작가의 꿈을 안고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이 꿈을 실현하는 등용문이 되고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