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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사례를 떠벌린다? 넥슨개발자컨퍼런스서 성공의 밑거름 실패사례 공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0 15:21

수정 2017.04.20 15:21

오는 25일부터 3일간 열려, 실패 사례 전하는 '포스트모템' 강연 '화제'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만들까지 약 2000여번의 실패를 했다. 에디슨은 이 실패를 통해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2000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실패를 실패로 남겨두지 않고 자양분 삼아 성공 공식을 도출한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이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여러 방법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함께 발명했다면 어떨까. 어쩌면 백열전구는 세상에 더 빠르게 빛을 봤을 것이다.
최근 이처럼 실패경험을 공유하고 실패를 격려하고 재도전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경험을 적극적으로 다른 기업과 공유하는 컨퍼런스가 열려 화제다. 넥슨코리아가 준비하고 있는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는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사례를 공유하는 강연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잇따라 창업에 실패한 청년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연대보증제도 폐지, 재도전을 위한 지원 등의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게임기업인 넥슨의 실패사례 공유가 게임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넥슨은 오는 25일부터 3일간 경기도 판교 일대에서 개최하는 NDC에서 게임 프로젝트가 끝난 후 복기하며 실패의 원인을 되짚어보는 이른바 '사후분석(post-mortem)'이라는 강연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서 팀 트레인 빅휴즈게임즈 CEO가 자신의 실패사례를 청중들과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서 팀 트레인 빅휴즈게임즈 CEO가 자신의 실패사례를 청중들과 공유하고 있다.
■성공사례 아닌 실패사례 공유하는 이유는?
실패 사례는 그동안 주로 회사 내부에서만 공유되고 분석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넥슨은 개발자 컨퍼런스 NDC를 통해 공개적으로 실패원인을 공유,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넥슨 관계자는 "매년 100개 이상의 많은 강연 중 포스트모템과 관련된 강연은 항상 인기"라며 "올해는 특히 그 수가 총 13개로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언급했다.

산업이 커지면서 더 많은 지식이 쌓이고, 무엇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하우 공유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NDC에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과 관련된 포스트 모템 강연들도 추가돼 더 주목 할만 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AI, VR와 관련된 실패사례에 관람객 관심 집중
올해 NDC에서는 △던전앤파이터 이용자간 대전 콘텐츠에 사용된 대전 AI 개발 과정을 다룬 강연 △VR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그래픽 효과와 게임 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이뤄진 기술적 개선점과 최적화에 대해 공유하는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로보리콜 포스트 모템' △리그오브레전드 모바일 상점을 만들면서 문서와 회의 최소화, 여러 담당자 간 협력 방안을 알려주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모바일 상점 개발 회고 회고 - 서비스 개발시 문서와 회의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등 실무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강연이 펼쳐진다.

이 외에도 띵소프트의 실패사례를 소개하는 강연과 2년간 실제 게임 서비스 도중 벌어진 사건사고 등을 정리해주는 로드컴플릿의 '오답노트 ver.CQ - 사건사고와 함께하는 초보 QA 성장일지' 등도 준비했다. 사회 초년생들의 현장감 넘치는 초보 게임 개발자의 2년간의 실패사례 공유 등의 강연도 이어질 예정이다.

넥슨 모바일서비스실 박경재 실장은 "포스트모템 공유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간접적으로 체험한 실무자들은 시행착오를 겪는 대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다"며 "결국 포스트모템은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되고 궁극적으로 산업을 한층 발전 시키는 촉매제"라고 전했다.

한편 NDC는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올해 11회째를 맞는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컨퍼런스다.
넥슨 개발자들이 개발 경험과 지식을 내부에 공유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난 2011년부터 다른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개방하는 공개강연으로 전환됐다. 개발뿐만 아니라 기획, 마케팅, 비주얼아트, 운영 등 개발과 관련된 폭넓은 강연으로 지난해에만 2만명의 누적참관객 수를 기록했다.


올해 NDC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사옥 일대에서 진행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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