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8th 서울국제금융포럼]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계의 알파고'란 환상 버려야"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0 19:09

수정 2017.04.20 22:06

패널토론
초기단계…자산관리 역할 한정
금융거래 '민주화 솔루션'구현
성장 잠재력 큰 초대형 IB 출범
당국, 전사적 리스크관리 총력
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장준경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 팀 웡 맨 AHL 대표 겸 맨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왼쪽부터)이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변화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장준경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 팀 웡 맨 AHL 대표 겸 맨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왼쪽부터)이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변화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현재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초기 단계다. 많은 투자자들이 초기 수준임에도 머릿속에서 알파고를 예상한다. 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장경준 금융감독원 국장)

"로보어드바이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것은 오해다.
개인투자자들이 저비용으로 고차원적인 상품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수준이다."(팀 웡 맨 AHL 대표 겸 맨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위한 전진'이란 주제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프라이빗뱅커(PB) 대신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일컫는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금융투자회사들은 앞다퉈 관련상품을 출시하는 등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알파고 등장 이후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일부에서는 '투자의 신'으로 신격화돼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 확산 기대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입을 뗀 사람은 바로 팀 웡 대표다. 웡 대표는 "'로봇'이란 단어가 들어가 흥미로울 뿐"이라며 "과거 소액의 개인투자자들이 자문 등의 비용 지출로 인해 균형잡힌 투자를 접하기 어려웠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플랫폼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민주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웡 대표는 "언제 어느 시기에 현금화되는 정도 등을 알려주는 자산관리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국장 역시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체가 저렴한 비용, 손쉬운 접근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대부분 업체들이 안정성을 바탕으로 둔 상장지수펀드(ETF) 설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성화되면 과점형태로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투자자 보호 강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유사한 형태의 알고리즘을 가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출시되면 마케팅 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증권사 위주의 과점 형태로 흘러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초대형IB 출범…성장 잠재력 향상 '기대'

이날 토론에서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는 희망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그동안 덩치가 작아 진출하지 못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증권사 자기자본의 일정수준까지 올린 증권사를 대상으로 기업금융 규제를 완화해주고 발행어음 등 새로운 업무를 허용해 종합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골드만삭스'이자 한국의 '노무라증권'을 탄생시키기 위함이다.

우선 장 국장은 "은행이나 벤처캐피털 자금 공급만으로 경제 견인이 어렵다"며 "초대형 IB 탄생으로 기업 경제활력 제고와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장 국장은 "초대형IB의 미래 모습은 성장잠재력이 있는 아시아 시장 진출이라는 지역적 부분과 미래유망 분야에 대해 집중하는 카테코리 킬러 등을 가진 섹터 부분의 IB로 나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전사적인 리스크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맞출 계획이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국내 기준의 초대형이지 국제 기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아시아의 골드만 삭스가 탄생하길 바라면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얻을 수 있다는 궁극적 목표 달성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규제 등을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안승현 팀장 강재웅 김경아 이세경 차장 김영권 김현희 박소현 박지애 박세인 기자 최용준 오은선 남건우 김유아 송주용 권승현 최재성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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