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자율주행차에서 사람은 뭘할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쟁탈전 가열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08 16:05

수정 2017.05.08 16:38

구글-애플 이어 현대차-삼성전자-네이버 등 ICT 업체들 잇따라 시장 진출 
“BMW가 인공지능(AI) 등 첨단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찾지 못하면, 애플의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 같은 납품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BMW그룹 클라우스 프륄리히 R&D 총괄이사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산업의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안에서 사람은 뭘 해야할까?
운전하는 시간동안 사람들이 즐기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이 통합된 시스템) 산업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구글, 애플이 주도하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현대자동차는 물론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 쟁탈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사람의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커넥티드 카로 진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주도권이 AI와 빅데이터 역량을 갖춘 ICT 업체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현재 음악 감상이나 음성통화, 빠른 길 안내 등에 머물러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가 운전자 개인 맞춤형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기술도 AI와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에 있다. 이를테면 운전자 일정이나 취향에 맞춰 AI비서가 목적지 근처 식당을 예약하고, 주차장 내 빈자리를 안내해주는 형태다.


이와 관련,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공유 서비스가 확대·발전할수록 완성차 업계 패권은 ICT 업체가 쥐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3월 말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IVI 플랫폼'이 탑재된 시제품 '헤드유닛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는 지난 3월 말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IVI 플랫폼'이 탑재된 시제품 '헤드유닛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사진=네이버랩스


■2020년 전 세계 커넥티드 카 시장규모 1200억 달러
8일 현대경제연구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커넥티드 카 시장 규모는 2015년 263억 달러(약 29조7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200억 달러(약 135조6360억원) 규모로 연평균 35%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커넥티드 카 시장 역시 5억 달러(약 5653억원)에서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게다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같이 커넥티드 카 두뇌격인 전장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선점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내외 대형업체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뛰어들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구글과 애플이 각각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기로 주도해온 커넥티드 카 OS 분야에서 현대차가 독자개발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최근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고 자동차 전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3월 말 열린 '2017 서울 모터쇼'를 통해 KT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 '기가지니'에 말을 걸어 자율주행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연동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현대자동차 뉴스룸
현대자동차는 3월 말 열린 '2017 서울 모터쇼'를 통해 KT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 '기가지니'에 말을 걸어 자율주행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연동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현대자동차 뉴스룸

■네이버, 차량용 AI비서 7월 출시…SKT-KT 등과 경쟁
특히 네이버가 오는 7월부터 차량공유(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주목된다. 네이버랩스가 선보인 ‘IVI 플랫폼’은 차량 안에서 음악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와 길 찾기 같은 주행정보,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기능을 탑재, 운전자가 음성명령만 내리면 날씨, 일정, 음악 등을 검색해주는 게 강점이다. 즉 이미 많은 사람들이 PC와 스마트폰(모바일 기기)를 통해 누리고 있는 네이버 검색, 지도, 내비게이션 등 서비스를 차량 안에서 똑같이 즐기는 셈이다. 또 전방 주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오디오 중심 콘텐츠로 구성한 것도 네이버만의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KT 등도 최근 선보인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를 기반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운전자가 집안 AI 비서(스마트 스피커)에게 음성명령을 내리면, 외부 차량의 시동을 켜고 냉·난방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한 SW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 알리바바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상하이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등과 손잡고 커넥티드 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상대적으로 독자개발 등에 치중했던 국내 기업들이 최근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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