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수령위해 필요” 주장
“경비실에 과도한 책임” 반박
“경비실에 과도한 책임” 반박
"부재 시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택배로 물품을 주문하면서 일상적으로 남기는 메시지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쇼핑이 늘고 선물도 택배로 주고받는 일이 잦아진 반면 맞벌이가구나 1인가구 비중이 늘면서 정작 택배를 직접 받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경비실은 택배를 맡겨두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가 됐다. 내가 없을 때 대신 택배를 맡겨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우편법 시행령'에 아파트,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의 경우 경비실이나 관리사무소에 우편물 배달이 가능하도록 우편물 배달 특례조항 신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주택관리업계가 반발하면서 국토교통부는 해당 법안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례조항을 신설하면 택배 책임을 사실상 경비실이 지게 되는 셈인데 자칫 주택관리 외에 지나친 부담이 전가돼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법안은 무산된 상태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하다. 택배를 경비실에 맡기는 게 일상화된 현실에서 경비실이 과도한 책임에 내몰려서도 안되지만 안전한 택배관리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빈집 택배, 일상'…택배까지 의무관리는 '무리'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빈 집 택배 배달이 빈번하다.
9일 국토연구원의 2016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가구 비율은 27.2%로 약 518만가구에 이른다. 통계청 조사에서는 2인 이상 가구 중 맞벌이가구 비중이 2015년 43.9%로 절반을 향하고 있다. 택배 배달이 많은 낮시간에 빈 집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29)는 "인터넷쇼핑으로 주로 옷이나 화장품을 구매하다 보니 1주일에 두세번은 택배가 온다"며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 경비실이 없는 다가구주택에 살 때는 근무 중 집에 택배가 오면 기사가 그냥 현관 앞에 놓고 갔는데 지금은 경비실에 맡길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비실에 택배를 맡기는 업무를 법제화하는 데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경비실이 택배를 맡아주는 것은 주민편의를 위한 일종의 봉사인데 이것을 법제화한다는 게 선뜻 수긍하기 어려워서다. 경비원들은 아파트단지 관리 외에 택배를 맡는 등 부수적인 업무가 수반되는 상황에서 아예 법제화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경비원들의 급여가 많지 않고 노약자도 많아 지나친 부담을 지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아파트는 택배를 관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도 한다"며 "공동주택에서는 택배뿐만 아니라 놀이터, 전기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모든 사적영역까지 전부 법제화해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아파트별 자치관리를 통해 주민들의 편의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내 택배 어디에?"…믿고 맡길 시스템 필요
경비실이 택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아예 비용을 지불하고 맡길 수 있게 하거나 안전한 택배무인경비시스템, 안심택배서비스 등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해결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공동주택에 택배관리실을 만들어 운영하자는 주장도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재 각 지역 우체국에는 무인 우편물보관함이 있어 일반인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를 아파트 단지 등으로 확대 운영하기 위해 공동주택과 협약 등을 고려 중이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공동주택 등에 택배를 맡기려는 수요가 많을 경우 우편물보관 서비스를 아파트 등에서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확대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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