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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콘텐츠로 '양날개' 펼친 카카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1 19:18

수정 2017.05.11 19:18

"몇년째 계속되는 수익성 부재 꼬리표 떼겠다"
음원.이모티콘 인기 발판 1분기 영업이익 82% 급증
콘텐츠 사업 투자 확대 예능프로그램 등 자체 제작
'한국판 넷플릭스' 넘볼듯
AI·콘텐츠로 '양날개' 펼친 카카오

카카오가 수년째 꼬리표로 달고 다니던 '수익성 부재'의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콘텐츠 자체제작이라는 양 날개를 선택했다. 우선 7월 중 AI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3.4분기 중 AI 스피커도 출시한다. 이미 전국민이 연결돼 있는 카카오톡은 물론 다음뉴스,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멜론, 쇼핑, 주문 등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 생활 혁신을 주도한다는게 카카오의 AI 날개 전략이다.

다른 쪽 날개는 콘텐츠 사업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뒤 실적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면서 콘텐츠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로엔을 통해 CJ E&M의 유력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투자해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하고 자체 콘텐츠 확보에 본격 나선다.
여기서 발굴된 콘텐츠는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카카오, '콘텐츠의 힘' 봤다

카카오는 올 1.4분기 매출 4438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했다.

카카오의 1.4분기 실적을 이끈 분야는 콘텐츠다. 콘텐츠 매출은 2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142% 증가했다. 지난해 2.4분기부터 반영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매출 영향으로 음악 콘텐츠 매출이 1103억원으로 카카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모티콘도 카카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가 반영된 기타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한 312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콘텐츠 매출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신규 게임이 없어 전년 동기 대비로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카오, AI 기술 기업 도약

카카오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체질개선을 시작한다. AI 기반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과 콘텐츠 중심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 2월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고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카카오 내부의 AI 부문은 독자적인 AI 플랫폼과 이를 적용한 카카오 서비스 및 스마트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7월에 음성으로 동작하는 AI 앱을 출시할 예정이며 3.4분기에는 AI 스피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카카오의 AI에 카카오톡, 멜론, 다음뉴스, 카카오택시, 내비, 지도, 주문 등 모든 서비스를 연동하면 생활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AI 기술은 궁극적으로 물과 전기와 같은 인프라적인 성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모든 산업에 AI 기술이 더해져 큰 진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투자 확대, 한국판 '넷플릭스'로 도약

카카오는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현재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이 콘텐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의 콘텐츠 주력 공급원이 될 전망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1일 CJ E&M의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잡고 공동투자 형태로 드라마 및 예능프로그램 제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시장은 물론 TV 시장도 겨냥한 콘텐츠를 자체제작한다는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또 오해영', '시그널', '도깨비' 등 인기 한류 드라마를 제작한 제작사다. 로엔은 음악 앱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산하에 아이유, 씨스타 배우 이광수, 유연석, 이동욱 등이 소속돼 있는 연예기획사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가 서비스중인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웹소설과 웹툰 등 방대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추진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TV를 활용해 로엔이 제작한 콘텐츠를 송출할 예정이다.


박성훈 로엔 대표는 "이번 제작사 설립은 로엔이 기존 음악산업에 머물지 않고 종합 콘텐츠 플랫폼 업체로 진화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며 "카카오와 시너지를 본격화하여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을 추진중인 모빌리티 사업부의 투자유치나 분사 등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 최세훈 최고재무책임자는 "모빌리티 사업무문에서 더 큰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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