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세계최고 韓 통신망 무임승차...사용자 볼모로 이용료 협상 거부

국내외 인터넷 기업간에도 불평등...정책적 대안도 절실 

세계 최고 품질과 속도를 인정받는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을 시험하고, 사용자 데이터도 확보하는 세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인터넷 공룡기업들이 정작 통신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이들 글로벌 공룡 기업들은 국내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내세워 사용자들의 불편을 볼모로 통신망 사용료 협상에도 성실히 나서지 않고 있다는게 통신업계의 하소연이다. 결국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한국 통신망 무임승차의 피해를 한국 사용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통신망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도록 정부의 통신망 사용료 협상 중재 장치 마련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무임승차로 국내외 인터넷 기업간 불공정 경쟁 논란 가열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간 통신망 사용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SK브로드밴드 인터넷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에 장애가 발생해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한국 사용자들의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캐시서버를 설치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SK브로드밴드가 페이스북에 캐시서버 사용에 소요되는 통신망 사용료를 요구했는데 페이스북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한국 인터넷사업자들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통신망 사용료를 내는데, 페이스북은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 캐시서버를 설치하면서도 이에 대한 통신망 사용료는 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국내외 인터넷 기업간 사용료 차별이 지속되도록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한국 인터넷 업체들은 서버가 훨씬 많고, 페이스북은 쇼규모 서버만 운용하는데 통신망 사용료 부담을 주는 것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같은 인터넷 사업자인데, 한국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등은 통신회사에 막대한 통신망 사용료를 내는 반면 글로벌 기업은 통신망 사용료를 못 내겠다고 버티는데서 오는 불공정 경쟁 문제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자기 안방에서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늘어나는 데이터, 통신망 사용료 부담 문제 고민해야
현재 국내에는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가 통신망 사용료 지불을 거부했을 때 이에 대한 중재 등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업자 간 협상의 문제라 당장 해결할 법적 근거는 없지만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는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예측이다. 이미 LG유플러스가 SK브로드밴드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과 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한국의 통신망을 활용해 VR, 증강현실(AR) 등 신기술 콘텐츠를 시험할 계획을 갖고 있어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사용할 통신망 용량이 급증할 수 밖에 없어 통신업체들의 비용분담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들이 매년 사용자와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세금은 물론이고 사업에 필요한 필수조건인 통신망 사용료 조차 책임지지 않겠다고 버키고 있다"면서 "특히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이 미국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에게는 통신망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미국 외 지역에서는 무임승차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과 관련,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국내 통신사업자간 분쟁 발생 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마련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