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달라진 한국 개발자대회… 해외 이목 쏠린다

10년 가까이 열린 네이버 '데뷰'
발빠르게 미래기술 경쟁 나서며 파파고.클로바 등 AI 결실 이뤄
넥슨의 'NDC'도 인지도 높아
글로벌 게임사 지식.노하우 공유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 넥슨 개발자대회 'NDC 2017'의 기조 강연에 세계 각국 개발자들이 몰려 강연을 듣고 있다. 3일간 NDC 2017에 참석한 개발자 수는 총 1만9000여명에 달한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하나 둘 글로벌 개발자들의 관심을 끄는 개발자대회를 확보해 가고 있다. 글로벌 개발자들이 한국 기업의 개발자대회에 눈길을 주는 것은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IT 생태계를 갖춰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개발자 끌어안기 노력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이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개발자대회는 IT 개발자에게는 그야말로 축제고 최대 관심사다. MS의 빌드, 구글의 I/0,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는 한 해를 이끌어갈 사업방향은 물론 서비스 철학이 소개된다. 전세계 개발자들은 개발자대회의 내용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개발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대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내 IT 기업들은 내로라하는 개발자대회를 갖고 있지 못한게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글로벌 시장 인지도가 떨어지고 기업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아 세계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세계 개발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개발자대회가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면서 한국 IT기업의 글로벌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낙관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데뷰, 미래 기술 경쟁의 출발점

지난해 10월 열린 네이버의 개발자대회 데뷰((DEVIEW)는 올해 네이버가 선보인 미래 기술의 출발 선언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당시 "미래는 기술 경쟁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인터넷은 국경이 없기 때문에 구글, 페이스북 등 전 세계 기업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데뷰는 참가자의 20% 이상이 해외 개발자로 추정될 정도로 글로벌 개발자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무려 10년 가까이 글로벌 개발자들에게 구애를 폈던 성과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데뷰를 계기로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워 미래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물은 네이버가 올해 내놓은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 AI 비서 애플리케이션 '클로바', 3차원(3D) 실내 정밀지도 제작 로봇 'M1' 등이다.

기술적 선언 외에도 네이버 데뷰는 국내외 ICT개발자들의 순수한 정보 공유의 장이라는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글 I/0나 애플의 WWDC는 자신들이 시장에 내놓은 플랫폼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는 경향이 크다"며 "데뷰는 국내외 개발자들끼리 순수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가 개발자 생태계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게임개발자대회 넥슨 NDC

올해 11회째를 맞는 넥슨의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도 주목할만하다. NDC는 개별 게임사가 진행하는 거의 유일한 개발자대회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대회로 손꼽히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는 별도 사무국이 운영을 맡아 전 세계 게임사들이 참가해 NDC와는 성격이 다르다.

넥슨은 올해 NDC에서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및 사운드 △게임 운영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특히 넥슨 이은석 디렉터는 기조 연설에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 개발'을 주제로 AI가 게임을 만드는 시대에 개발자가 갖춰야할 능력에 대해 역설했다.

아울러 온라인게임 '오버워치' 개발진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이학성 디렉터, 세계 최고의 모바일게임 개발사 슈퍼셀 하우실라 게임 리드디렉터의 강연에는 많은 참관객들이 몰려들었다. 넥슨 관계자는 "NDC가 인지도를 얻어가면서 해외 유명 개발자들도 참여해 강연을 통해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했다"며 "국내 유일의 게임개발자대회로 앞으로 규모나 인지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SKT, 5G.AI 등 ICT 신기술 논의

SK텔레콤도 개발자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대규모 개발자대회와는 차이가 있지만,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매월 개발자 행사인 T dev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T dev 포럼에서는 5세대(5G) 통신, 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향후 ICT 생태계를 주도할 신기술에 대한 트렌드를 논의하고 사업 상담과 기술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자대회는 아니지만 매월 진행한 개발자 행사가 어느덧 48회째를 맞고 있다"며 "그동안 SK텔레콤이 구축했거나 개발 중인 기술을 공유해, 이를 기반으로 ICT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