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VR도 그 중심은 인간 올해 IT 화두는 '휴머니즘'

신제품.서비스 발표하는 개발자대회서도 혁신 키워드로 떠올라
인공지능 적용한 CCTV로 얼굴 인식해 도시 범죄 줄이고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끼리 VR로 대화.회의도 가능해져
기술발전이 공공사회에 기여
인간중심의 하이테크 기술 빗장 풀고 대부분 무료공개
구글.애플이 주도하는 시장서 국내 스타트업에 추격 기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일제히 휴머니즘을 내세우고 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신기술 및 제품.서비스를 발표하는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보다 나은 인류의 삶', 즉 휴먼(HUMAN)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에 열린 엔비디아와 페이스북 개발자대회에선 각각 딥러닝(인간두뇌와 유사한 심층학습) 등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폐쇄회로(CC)TV로 범죄를 예방하고, 가상현실(VR)을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얼굴(아바타)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이 열렸음을 보여줬다. 또 MS는 누구나 AI비서를 통해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국제무대에서 발표할 수 있는 동시번역 프레젠테이션 기능 등을 선보였다.

게다가 글로벌 IT업계가 주목한 '인간중심 하이테크'는 대부분 프로그래밍 설계도를 무료로 공개(오픈소스)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IT기업들이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AI도시로 공공 안전성 높이고, 소셜VR로 원격의료 등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페이스북 'F8'에 이어 이달 초 잇달아 열린 MS의 '빌드'와 엔비디아 'GTC' 등 연례 개발자대회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류'다. 페이스북은 VR앱인 '페이스북 스페이스' 베타 버전을 공개,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VR를 통해 한 공간에 모여 대화나 회의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국경을 초월한 원격의료 및 회의, 교육 등에 활용될 것으론 관측됐다.

또 엔비디아는 딥러닝 기반 AI도시 '메트로폴리스 지능형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실시간 포착되고 있는 CCTV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익명화된 사람과 자동차, 시설 등을 분석해 공공안전 및 관리 효율성을 높여준다.

엔비디아 코리아 관계자는 "초창기에 시도된 실시간 동영상 분석 기법의 경우, 오히려 육안으로 이루어지는 분석보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지능형 동영상 분석은 딥러닝 기반 카메라, 현장 설치 동영상 녹화 장치 및 서버, 클라우드컴퓨팅을 통해 실시간 동영상 모니터링과 정확도도 높인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구글 I/O에서 첨단 서비스 및 SK텔레콤 AR플랫폼 공개

또 최근 SK텔레콤과 네이버 등 대형 IT기업은 물론 테크 스타트업(기술 기반 창업초기기업) 엔지니어들의 이목이 1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구글 연례 개발자대회 '구글 I/O 2017'에 쏠리고 있다. 올해 구글 I/O에선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O'와 음성인식 기반 AI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및 '구글홈(스마트 스피커)'의 새로운 기능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이 구글 I/O에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이 통합된 서비스)가 공개될 것이란 소식을 전하면서 업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잇는 이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량 내부 온도 조절은 물론 고정밀 3차원(3D) 지도를 활용해 식당을 추천.안내하거나, 운전자 음성명령에 따라 AI비서가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구글 I/O에서는 SK텔레콤의 증강현실(AR) 플랫폼 'T-리얼'이 구글의 AR.VR 기술과 결합돼 공개된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 박진효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도래하면 'T-리얼'과 같은 실감형 서비스가 의료, 교육, 업무 현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라며 "2015년에 이어 이번 구글 I/O에서 업그레이드된 AR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IT 기업 및 테크 스타트업들 빠른 추격자 기회 모색

구글과 SK텔레콤의 기술 협력 사례처럼, 국내 IT 기업과 테크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IT업계가 빗장을 푼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 전략을 모색 중이다. 구글, 애플 등이 개발자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오픈소스를 제대로 활용하면, 기술 격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R&D 조직(랩스 등) 실무자 등 엔지니어들은 구글 I/O나 페이스북 등 연례 개발자대회 현장에 가서 신기술 동향을 살핀다"며 "WWDC의 경우, 애플 엔지니어들의 지원으로 앱 코드를 고도화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