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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예비치·클레지오… 세계가 인정한 문학거장들 광화문에 모인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7 18:14

수정 2017.05.17 18:14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23일 개막..새로운 환경속 문학과 독자 주제로 日 현대문학 거장 히라노 게이치로
'허심관 매혈기' 中 현대작가 위화 등 10개국에서 13명의 외국문호들 참가
고은 시인 비롯 도종환.황석영.김성곤 등 국내 대표 문인 50여명 발제.토론 참석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르 클레지오, 앙투완 콩파뇽, 누루딘 파라, 위화 등 지성으로 빛나는 세계적 문학 거장들이 서울 광화문에 모인다.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과 세미나룸에서 열리는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는 이들은 '새로운 환경 속의 문학과 독자'라는 주제로 사유와 생각을 교류할 예정이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서울국제문학포럼은 2000년, 2005년, 2011년에 이어 올해가 4번째다. 지금까지 오에 겐자부로, 가라타니 고진, 장 보드리야르, 피에르 부르디외 등 저명한 작가와 이론가들이 다녀갔다.

올해 포럼에 참석하는 작가들의 이름도 화려하다. 10개국에서 13명의 외국 문호가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 이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은 글로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문학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를 비롯해 롤랑 바르트의 적자로 꼽히는 앙투안 콩파뇽(이상 프랑스), '해적' '등잔밑이 어둡다' 등을 쓴 탈식민주의 문학가 누루딘 파라(소말리아) 등 문학계 거장들이다.


인류학적 서사를 이용해 국가적.개인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아미타브 고시(인도), 미국 계관시인이자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석좌교수인 로버트 하스(미국), 일본 현대문학을 이끄는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 '종군 위안부'로 전미도서상 등을 받은 한국계 미국 여성작가 노라 옥자 켈러, '허삼관 매혈기'의 중국 현대작가 위화 등이 초청됐다.

고은 시인을 비롯해 도종환, 장강명, 정유정, 황석영, 김우창, 김성곤 등 국내 대표 문인 50여명도 발제와 토론에 참석하며 포럼을 함께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되는 작가는 기자이자 작가로 전후 소련의 역사를 인터뷰 형식의 다양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다. '다성(多聲)적 작품세계, 이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은 기념비적 글쓰기'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이번 포럼 기조발제를 통해 체르노빌 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벨라루스 사람들과 세계의 사람들을 '우리와 타자'로 지칭해 가상의 현실을 말한다. 체르노빌 지대에서 지속되고 있는 고통의 상황들을 작가 시점, 주민들과의 인터뷰, 과학적 증언 등 세 가지 관점으로 정리해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형태의 죽음이 존재하는 체르노빌 사태를 말한다. 또 다른 기조발제자인 르 클레지오는 미리 공개된 발제문을 통해 '모든 예술 분야를 통틀어 새로운 세상의 질서를 가장 강력한 힘과 신념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문학'이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애란의 풍자적 소설 등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소설에는 역사와 기억, 육체적 삶과 욕망, 그리고 꿈으로 이뤄져 현실과 섞이며 현실을 변화시키는 영감이 존재한다. 이것이 우리가 몰랐던 문화와 역사를 그 어떤 역사서보다 훌륭하게 설명한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도 '우리와 타자' 섹션에서 "'나' '우리'를 강조하며 '타자 죽이기'를 일삼으면 우리 모두 파국에 이른다"고 우려하며 "지난해 겨울 이후 광장에서 계속된 평화적 촛불집회에서 구현된 감동적 미학이 해답 없는 '나' '우리'와 타자의 문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작시 '어떤 기쁨'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오는 23일과 24일 저녁에는 '동아시아문학과 세계문학 교류의 밤' 행사가 열린다. 작가들은 또 서울대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학을 방문해 대학생들과 만나고, 비공식 행사로 문화답사 차원에서 충남 예산 수덕사의 사찰 체험도 갖는다.
포럼은 누구나 무료로 참관할 수 있고, 세 차례의 기조세션은 포털 네이버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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