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말 배우기 마친 AI비서, 이제 글자공부 나선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2 15:56

수정 2017.05.22 15:56

글로벌 IT업계, AI 이용한 이미지 검색기술 개발 경쟁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아빠' 말을 배운 뒤 학교에 입학하기 전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는게 순서다.

인공지능(AI) 비서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AI비서의 말 배우기가 마무리되고, 본격 글자 배우기가 시작됐다.

말을 배운 AI의 글자배우기는 바로 성적표가 된다. 지금부터 AI비서의 지능경쟁이 진검승부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AI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TC) 기업들이 올 하반기부터 일제히 이미지 검색기술 고도화 경쟁에 돌입한다.


AI비서의 이미지 검색 공부가 완료되면 사용자가 여행지에서 스마트폰으로 거리 사진을 찍으면 AI비서가 바로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갈만한 음식점은 어디가 있는지, 다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갖고 싶은 물건 사진을 찍으면 어떤 제품인지, 어떤 경로로 구입하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지 바로 알려줘 유통업계와 웅합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글로벌 ICT 기업들은 AI비서 서비스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쇼핑이나 관광 안내 같은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즈 사업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AI비서 공부시키기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는 음성 인식 외에도 AI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지 검색의 전초전으로 사물인식 검색 서비스인 '뷰(VIEW)'를 선보였다. 카카오도 연내에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구글은 연례 개발자 회의인 '구글 I/O 2017'을 통해 '구글 렌즈'를 공개했다.

■네이버, 쇼핑 특화 이미지 검색 준비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으로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다 네이버는 쇼핑에 특화된 이미지 검색을 올 3분기 중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예를들어 이용자가 궁금해하는 상품에 대한 사진을 찍으면,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을 찾아주고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도 가능한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상반기 중 이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검색창에 올리면 사진 속 상품을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을 제공할 것"이라며 "올 3분기 중에는 쇼핑 상품이나 해당 쇼핑몰을 찾아주고 네이버페이 결제까지 가능한 구매 기능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지 검색의 전초전으로 애플 iOS용으로 사물인식 검색 뷰(VIEW)를 출시했다. 뷰는 이용자가 특정 사물에 대한 사진을 찍으면, 사진에 대한 정보와 함께 비슷한 이미지들을 자동적으로 추천해준다. 이미지 검색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도 연내 이미지 검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꽃검색에 이미지를 식별하는 AI 기술을 적용했다. 꽃검색은 꽃을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AI가 자동으로 해당 꽃의 이름과 정보를 검색해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꽃검색에 제한돼 이미지 검색을 제공하고 있지만 연내에는 전체 검색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네이버 사물인식 검색 뷰 대표 이미지.
네이버 사물인식 검색 뷰 대표 이미지.

■구글, I/O서 '렌즈' 공개
구글이 '구글 I/O 2017'에서 선보인 구글 렌즈는 이미지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 스마트폰으로 극장을 찍으면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물론 티켓 구매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 정보 제공 외에도 구글 렌즈는 AI 비서 어시스턴트와 연동돼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예를들어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구글 렌즈로 촬영하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와이파이에 연결되는 형태다. 이미지가 가진 정보를 해석하는 수준을 뛰어 넘어 이용자의 의도까지 미리 알아서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렌즈가 당신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보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며 "이제 사물을 식별하는 것에서 나아가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저장하고 정보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검색,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무한 확장 기대
이미지 검색은 음성 검색과 함께 AI 기술 발전의 수준을 보여주는 이정표다. 음성 검색이 AI의 입과 귀 역할을 한다면, 이미지 검색은 AI의 눈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ICT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지 검색을 통해 판별된 정보들은 쇼핑은 물론 관광과 같은 서비스에 적용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에는 길을 걷다 눈에 띄는 상품이 있다면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지 검색이 적용되면 사진만 찍으면 해당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사라진 만큼 쇼핑 거래액은 지금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쇼핑 수수료는 ICT 기업들의 몫이다.

해외 여행을 가서도 현지 언어로 적힌 표지판을 사진으로 촬영하면 알아서 해석이 가능해 통역이 필요없게 된다. 해외 여행에 발목을 잡는 장애 요소가 사라지니 한결 쉬운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광고 수입 역시 ICT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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