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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벤처·창업과 코스닥의 역할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5 17:30

수정 2017.05.25 17:30

[특별기고] 벤처·창업과 코스닥의 역할

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의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일자리위원회가 기존의 일자리나 노동조건에 함몰하면 일자리 창출보다 일자리 다툼이 되고 말 것이다. 전 세계는 새로운 일자리의 해법으로 창업과 벤처기업의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대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진한 것이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의 핵심인 회수시장의 조성이다. 정부 주도의 벤처펀드 조성과 투자가 수년간 최고치를 달성하며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회수시장은 주로 기업상장(IPO)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벤처기업은 코스닥의 투자.회수 기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조달시장으로서 벤처 성장의 산실이다. 미국의 경우 하이테크 분야의 벤처기업들이 전체 일자리의 3분의 2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코스닥과 같은 나스닥(NASDAQ)의 역할이 한몫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한때 코스피의 거래액을 앞서기도 했으며 국내 벤처창업 붐을 조성하는 등 해외에서도 부러워하는 혁신자본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IT산업 붕괴로 사회적인 혼란을 겪으며 거래소의 하부조직으로 통합되었다. 이후 코스닥은 기술벤처기업의 신시장이라는 정체성이 약화되고 코스피의 2부 시장으로 인식됐다.

코스닥시장의 침체는 투자활동 위축과 벤처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의 출구 역할을 하는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과 달리 지수 600대에 머물러 있다. 창업과 벤처투자 민간시장영역의 금융조달과 공급의 관문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이따금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코스닥의 위상과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에도 카카오와 같은 코스닥 대표기업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코스닥 대표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이 주가상승에 제한적이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코스닥시장에 대형 기술기업과 중견 벤처기업이 포진해 안정적인 투자수요를 견인해야 함에도 코스닥 대표기업들의 시장이전 사례는 벤처기업들의 클러스터라는 코스닥시장의 상징성과 벤처육성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기업의 성장가능성과 기술력 등 무형자산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기능을 하며, 대기업 중심의 안정보수를 지향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차별화된 시장역할을 수행한다. 코스닥과 코스피가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적극적인 경쟁을 하게 함으로써 역동적인 선진자본시장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고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심의를 앞두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벤처기업가의 성공사례가 많아지면 우수인재의 벤처창업 참여도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 해소, 새로운 산업육성 그리고 일자리 주도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벤처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코스닥시장이 보여준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되고 그 역할 또한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의준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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