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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한달만에 5000만원 쑥… "매물이 없어요"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8 19:11

수정 2017.05.28 19:11

개포.방배 등 재건축단지 사업 빠른 곳 위주로 급등
잠실 엘스 등 아파트도 작년보다 1억이상 올라
초과이익환수제 못피하는 압구정.대치는 덜 올라
'강남4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가격 오름세와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말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강남구 개포동의 경우 지난해 일반분양을 마친 개포주공 2,3단지의 분양권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으면서 시장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 공사현장 전경. 사진=송주용 수습기자
'강남4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가격 오름세와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말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강남구 개포동의 경우 지난해 일반분양을 마친 개포주공 2,3단지의 분양권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으면서 시장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 공사현장 전경. 사진=송주용 수습기자

"서울 강남에서 땅 지분율이 높은 5층짜리 저층 아파트로는 아마 개포주공 1단지가 거의 마지막 개발기회일 것이다. 현재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재개발 이후 전용면적 84㎡를 배정받는 전용 42㎡ 매물이 11억4000만~11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지난달엔 11억원이었다. 불과 한달도 안돼 5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M 공인 관계자)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높아) 매물이 거의 없는 편이다.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인데 올해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방배1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

28일 파이낸셜뉴스가 이른바 '강남4구'라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을 돌아본 결과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한달 새 5000만원이 오르는 곳도 있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 위주로 거래 건수도 증가하는 것인데, 그 중심에는 내년 유예 조치가 끝나 다시 시행이 예상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다. 올해 말로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기간 종료가 다가오자 그 전에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투자도 함께 몰리는 것이다. 특히 올해 안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확실시되는 단지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한달새 5000만원 오른 개포, 2.3단지 학습효과로 뜨거워

현재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 오름폭도 큰 지역은 강남구 개포동이다.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 등이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개포 주공 1단지는 오는 7월 관리처분계획 신청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 계획이라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매가는 많이 올랐지만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매물량이 폭증하지는 않고 있지만 조금씩 거래건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포주공1단지는 재개발 이후 전용면적 84㎡를 배정받는 전용 42㎡ 매물이 11억4000만~11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11억원대에 나왔고, 올초 9억8000만원에도 거래됐던데 비하면 1억5000만원이상 오른 것이다.

개포주공4단지도 상황은 비슷한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4단지 일대는 삼성역 인근에 학군도 좋은 데다가 영동대로 지하 공간 개발 등의 호재로 다른 단지보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다"면서 "관리처분인가 전에 사서 사세차익을 더 보겠다는 문의가 많다. 하루에만 3~4건 이상 매매가 성사될 정도로 거래건수도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개포의 열기는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주도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닌 인근 2.3단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개포동의 또다른 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까지 끝낸 개포주공 2.3단지가 전용 84㎡ 기준 매매가가 15억원을 넘었다"면서 "1.4단지도 최소 15억원까지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있어 지금 많이 올랐다 해도 매입하면 2~3억원은 번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잠실주공5단지.방배 5구역, 사업 속도 올리는데 총력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이달 들어 매매가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지연되는 사업 속도에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에 대한 우려로 가격상승폭은 인근 아파트 단지보다 작다.

잠실5단지는 작년 11월 전용 76㎡형 평균 매매가가 15억6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14억8000만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서울시에서 세 차례나 정비계획안이 반려된 것에 대한 우려로 풀이되지만 최근 다시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미 재건축을 마친 인근 잠실1~4단지는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잠실1단지를 재건축한 엘스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보다 1억원정도 오른 11억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로열층은 13억원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도 8~9억원에 이른다.

잠실 2단지(리센츠) 인근 공인 관계자는 "2호선 전철에 가깝고, 대단지에 한강을 끼고 있는 점"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면서 "경기가 나빠지거나 인구가 감소해도 이런 노른자위는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작동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빌라들이 몰려 재개발을 준비하는 방배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방배5구역은 매물은 웃돈(프리미엄)만 평균 3억원을 부를 정도로 과열돼 있다.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방배14구역도 매물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들 지역 역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방배5구역과 방배14구역의 가격이 오르자 인근에 있는 방배15구역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방배15구역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계사 관계자는 "15구역은 아직 (재건축)구역 지정도 안 된 상태인데도 주변 가격이 오르니 이곳도 작년보다 많이 올랐다"며 "올해 봄부터 꾸준히 거래가 되고 있지만 물량이 많진 않다"고 밝혔다.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연장될수도"희망섞인 투자도

서울 압구정동과 대치동 일대는 표정이 조금 다르다. 사실 상 올해 안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 시장에선 초과이익환수제가 그대로 유예된다는 쪽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시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D공인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 이 일대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벌써부터 환수제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재건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치은마아파트 인근 J공인 관계자 역시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할지는 알 수 없다.
국회에서도 손 놓고 있지 않느냐"면서 "환수제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개포동 1.4단지나 둔촌 주공쪽으로 투자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김유아 최용준 최재성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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