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30 17:05

수정 2017.05.30 22:32

[특별기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해마다 8월이면 영국 에든버러는 100여개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축제의 장이 된다. 바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이다. 에든버러는 이 축제 하나로 세계적 도시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정작 유명하게 한 것은 본축제에 앞서 열리는 프린지페스티벌이다. 본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각국 공연팀들이 자생적으로 공연을 열면서 시작된 프린지페스티벌은 해마다 참가팀 수가 늘어나 2000여건의 공연에 티켓 판매만 200만장에 육박할 정도다.

'프린지(fringe)'는 말 그대로 메인이 아닌 주변 공간이다.
그러나 축제의 주변이 외려 주인공이 돼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주변 축제를 보기 위해 몇 시간씩 비행기를 타는 먼 여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축제에 목말라하는 걸까. 누군가와 함께 꽃을 바라보고, 무대를 세우고, 노래를 부르고, 물고기를 잡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축제의 모습일 터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경우 대표적인 4대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3~7일 열린 어린이.가족 문화축제 '하우펀(How Fun)'은 12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8월은 남녀노소 누구나 돗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ACC월드뮤직페스티벌이, 10월은 동시대공연예술제가, ACC 개관 2주년을 맞는 11월에는 ACT 페스티벌이 각각 준비돼 있다.

이 같은 축제들은 그 인기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ACC는 자체 브랜드 축제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젠 지역과의 상생발전에 팔을 걷어붙였다.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 축제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ACC는 이 축제를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 아닌 명실공히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축제로 꾸며나가고자 한다.

거리극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ACC의 내.외부를 두루 축제의 공간으로 전유하며 6월 2일부터 4일까지 국내외 16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환경문제, 고독, 근시안적 관계, 지루한 일상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우리시대의 안녕과 건강에 대해 묻는다.

2015년 11월 개관한 ACC는 지역적으로는 광주광역시에 있지만 그 콘텐츠는 아시아와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건축물의 규모와 스펙터클에 사람들이 놀라기도 하고, 아시아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세계적인 문화예술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CC는 기관과 공간이기 이전에 하나의 유기체다.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친밀감을 높이고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1회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은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축제다. 차츰 성장해가는 ACC와 축제의 모습을 많은 관객이 확인하고 기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방선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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