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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계 '글로벌 M&A 전쟁'..한국은 무풍지대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31 18:03

수정 2017.05.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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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단 아이디어에 무게 구글·애플 등 스타트업 인수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 준비
국내 스타트업 다양성 부족 M&A시장서 매력도 떨어져 새로운 분야 개척 서둘러야
구글, 애플등 글로벌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과거 AI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M&A가 주류를 이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AI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M&A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AI 경쟁이 기술에서 서비스 시장확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글로벌 AI서비스 경쟁에 나설만한 서비스 개발이나 M&A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 AI 관련 스타트업들은 의료와 생활서비스에 쏠려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글로벌 AI 시장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뒤쳐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다양한 AI 서비스 개발에 정부와 기업들이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AI 스타트업 M&A 전쟁 벌이는 글로벌기업들

5월 31일 시장조사 전문회사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올 1.4분기 M&A가 성사된 AI 스타트업은 모두 34곳으로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012년이후로는 AI와 관련한 약 200개의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인수됐다. 특히 해당 기간동안 구글은 11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가장 적극적이었으며, 애플은 7개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페이스북,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5개 씩 인수했고, 트위터가 4개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최근 AI 업계 M&A에서 눈에띄는 변화는 AI 기술을 일상생활이나 유통, 보안등에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글로벌 AI 관련 M&A 추세를 보면 글로벌 기업들이 AI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글로벌 AI시장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애플은 이스라엘 얼굴인식 시스템 개발업체 '리얼페이스'를 인수했으며 MS는 키보드 자판 예측 기술업체 시프트키와 AI기반 일정관리 서비스 업체 지니를 인수했다. 트위터 역시 AI를 이용한 이미지 인식 및 처리 기술을 가진 '매직포니'를 인수했다. 구글은 예측 모델링 플랫폼과 머신러닝 경진대회 커뮤니티를 갖춘 호주 스타트업 '캐글'을 인수했다.

■한국은 M&A 무풍지대?

국내 기업들도 AI서비스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M&A시장은 미온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의 AI 음성 비서 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했고, 네이버가 일본의 AI 집사 개발사인 윈클을 인수한 사례 외에는 눈에 띄는 AI 관련 M&A나 서비스 개발 움직임이 없다.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시장 개척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숫자도 적은데다 진출 분야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공개한 '우리나라 AI기업 현황 조사 보고서 1.0'에 따르면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 19곳 중 의료 분야가 5곳, 생활 편의 서비스 분야가 4곳, 교육이 2곳, 하드웨어와 전자상거래가 각각 1곳씩으로 의료와 생활 서비스 분야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로 조사됐다. 특정 업종에 속하지 않고 범용 AI 기술을 공급하는 플랫폼 계열의스타트업은 6곳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미국, 이스라엘, EU 등에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기업간 거래나 글로벌 기업의 국내 스타트업 인수는 저조한 실정"이라면서 "아직 초기단계이고 기술적으로 발전단계인 스타트업이나, 경쟁력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해 AI분야 투자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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