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통일시대 열어갈 文대통령의 달빛 소나타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4 16:56

수정 2017.06.04 16:56

[특별기고] 통일시대 열어갈 文대통령의 달빛 소나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주말인 지난 5월 13일 대선 때 마크맨으로 불리며 밀착 취재했던 100여명의 기자들과 북악산 산행길에 올랐다.

이날 대통령이 신었던 등산화가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임이 알려지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과 함께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5월 26일에는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북한 주민 접촉신청도 통일부가 승인했다.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승인된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교류가 낮은 단계부터 서서히 재개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 15개월째다.
2004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낳은 개성공단의 숙명과도 같았다. 그럼에도 개성공단은 2013년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가동 중단한 것을 제외하고는 운영상 큰 차질은 없었기에 2016년 2월 설 연휴기간에 발표된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전면폐쇄 결정은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남북 경제교류 활동은 전면 중단됐다.

문 대통령은 남북경제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경제통일'과 북한의 비핵화를 중점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대선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다. 대화나 제재를 병행해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문(Moon)과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을 합성해 '달빛정책(Moonshine policy)'이라 칭했고, 현재는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징하는 용어가 됐다.

달빛정책은 중소기업계가 바라는 대북정책의 방향과 일치한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중소기업 인식조사에 의하면 새 정부에 바라는 대북정책으로 사례별 대응전략이 42.7%로 대화와 타협(35.3%), 강경대응(20.7%)을 앞섰다. 이는 역대 정부의 대화 또는 강경 일변도 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소기업의 36.3%가 남북대화 재개 시점을 새 정부 출범 이후라고 응답해 국제사회의 대화 이후(23.7%)나 북한의 핵포기 이후(23.0%)보다 비중이 높았다. 이는 새 정부가 남북관계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실험 강행으로 달빛정책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역대 정부와는 차별화된 대북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행보는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대화의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남북한 간 신뢰 형성을 통한 평화통일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숙원 과제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곡인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인 '월광(月光)'의 부제는 '환상곡풍의 소나타'다.
기존 스타일과 달리 느리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시작하지만 강렬한 피날레로 마무리한다. 이제 1악장을 시작한 문 대통령의 달빛(月光)정책도 베토벤의 월광소나타처럼 과거 정부의 형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낮은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어떤 피날레로 마무리될지 알 수 없지만, 남북 화합을 위한 전주곡으로 한반도 전역에 크게 울려 퍼져 평화통일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

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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