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글로벌 'AI 빅3' 영토전쟁 불붙었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5 17:56

수정 2017.06.05 17:56

아마존 '알렉사' IBM '왓슨' 구글 '알파고' 앞세워 의료.법률.쇼핑 등 영역 확대 초기시장 주도권 확보 나서.. 삼성'빅스비'SKT'누구'등 국내 기술 아직 걸음마단계
다른 산업과 적극 협력해야
글로벌 'AI 빅3' 영토전쟁 불붙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빅3 아마존-IBM-구글의 무한 영토확장 전쟁이 시작됐다. 의료, 법률, 쇼핑 등 모든 산업이 AI를 활용하겠다고 나서는 가운데 협력사를 넓혀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나선 것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서비스는 협력사와 협력분야가 넓을수록 경쟁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영토확장에 적극적인 기업은 AI시장 주도권을 잡게 되는 반면, 초기 주도권을 놓치면 아예 시장 생존이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 AI기업들도 기술개발과 함께 글로벌 생태계 확장 전쟁에 가세해야 한다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아마존, 스마트스피커로 시작해 전방위 협력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광폭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단연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AI 알렉사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지난 2014년 출시했는데 현재까지 10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최근 디스플레이가 있는 에코쇼까지 내놓고 이용자들끼리 화상전화를 하거나 아마존 비디오 등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아마존은 최근 TV 제조사인 엘리먼트일렉트로닉 및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알렉스가 탑재된 4K TV를 출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직접 출시하는 하드웨어에 알렉사를 탑재해 왔던 아마존은 알렉사를 협력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자동차, 주방용품, 도어록, 스프링클러, 차고용 도어록 등 제조업체들이 알렉사를 자사 제품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IBM 왓슨, 의료.세무 등 폭넓게 활용

IBM의 AI인 왓슨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왓슨의 암 오진율은 2~9%로 실제 인간 의사의 20~44%보다 훨씬 낮다. 왓슨은 전세계 종합병원이 암센터에 잇따라 적용해 진단 및 처방 등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왓슨을 AI 암센터에 도입한 길병원에 따르면 의료진과 왓슨의 진단이나 진료방식이 다를 경우 대부분 환자들이 왓슨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분야 뿐만 아니라 세무법인, 제조, 유통, 항공 등 전세계 45개국 20개 산업에서 이미 왓슨을 도입했거나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무 분야에서는 방대한 세법 등을 왓슨이 학습한 뒤 세금 공제 금액 등을 계산하는 등 세무사를 돕는데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부가 왓슨을 이용해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 알파고 내세워 AI 사업 확대

최근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커제9단을 완전히 제압한 구글의 알파고도 강화학습(딥러닝)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전망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S)와 협약을 맺고 알파고로 환자의 치료와 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시험 중이다.

구글의 또 다른 AI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는 아이로봇, LG전자, GE어플라이언스, D링크 등 유명업체의 가전에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는 음성으로 아이로봇의 룸바 로봇청소기에 청소를 하라고 명령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 가전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할 예정이다.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음성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음성으로 남은 세탁시간을 물어보거나, 냉장고에 얼음을 더 만들라고 명령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마트 가전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업체, 외부와의 협력 확대해야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AI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도 자체 AI 기술인 빅스비를 개발해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처음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에도 빅스비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가전으로도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하고, 정보 검색 등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자사 '패밀리허브2.0' 냉장고에 빅스비를 탑재했다.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AI 플랫폼인 누구를 처음 선보인 SK텔레콤도 자사 서비스에 누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에 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고,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는 셋톱박스에 누구를 적용할 예정이다. 외부와 협력의 일환으로 KEB외환은행과 제휴를 맺고 누구가 적용된 스마트스피커 등을 통해 음성으로 계좌 잔액조회 등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에서는 이미 AI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기와 서비스는 물론이고 의료, 세무 등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국내에서도 더 많은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