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니파 4개국 "카타르와 단교"…국제유가 급등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5 18:54

수정 2017.06.07 14:47

명분은 테러리즘 지원.. 실제는 시아파 이란 두둔
이슬람 수니파 정부가 이끄는 중동 4개국이 5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카타르와 단교한다고 밝혀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4개국은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했기에 단교한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동기는 카타르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두둔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의 위험으로 부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카타르와 단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성명을 내고 카타르가 각종 매체를 통해 테러단체인 알카에다의 사상을 퍼뜨리고 수배중인 극단주의자들을 숨겨준다며 단교를 알렸다.

이집트 역시 비슷한 이유로 단교 대열에 동참했다. 이번에 단교에 참여한 4개국 가운데 시아파가 가장 많은 바레인은 카타르가 "체제전복을 꾀하는 이란 연계 무장단체에 재정 지원을 했다"며 단교 이유를 설명했다.


이집트를 제외한 페르시아만 3개국은 단교와 함께 카타르 여행을 금지하고 자국 내 카타르인들에게 2주 안에 떠나라고 지시했다. 사우디와 이집트 측은 카타르 항공기와 선박의 영해 및 영공 통과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조치의 배경이 지난달 23일 카타르 국영통신 QNA의 기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QNA는 당시 기사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밈 카타르 국왕이 군사학교 졸업식에서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하고 이란에 대한 적대정책을 그만둬야 한다는 연설을 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는 그가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 등 각국에서 정권을 위협하는 이슬람단체들을 옹호하는 내용도 있었다. 카타르는 해당 기사가 해킹으로 인한 가짜기사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해명에 나섰으나 주변 수니파 국가들은 카타르 언론을 차단하며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 석유시장은 주요 중동 산유국들 사이의 단교 소식이 알려지자 크게 출렁였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4%가 상승한 배럴당 50.66달러 선에 거래되면서 50달러 선을 넘어섰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2일 1.3% 하락하면서 50달러 선을 내준 바 있다. 미 뉴욕 시장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같은 날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4%가 오른 배럴당 48.33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카타르 증시의 벤치마크 DSM 지수는 5.5% 하락 개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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