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중銀, 라인에 "인터넷 은행 같이 하자"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6 19:09

수정 2017.06.06 21:48

네이버 메신저 플랫폼 '라인' 가입자 7억명, 亞서 큰 인기
라인페이 간편결제도 매력적.. 정부 '3호 인터넷銀' 인가
신한금융.우리.한국씨티銀 카카오뱅크 대항마로 눈독
시중銀, 라인에 "인터넷 은행 같이 하자"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금융사들이 '네이버' 잡기 물밑 경쟁을 시작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사용율이 높은 네이버 메신저 '라인' 플랫폼을 활용,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 이달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달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계획을 발표한 이후,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네이버 메신저 '라인'을 잡기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선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일본을 비롯한 태국,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는 '라인'의 점유율이 독보적이다. 네이버가 만든 메신저 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가입자가 7억명 이상이고 실수요자도 2억명을 훌쩍 넘어섰다.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본인의 80% 이상이 '라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라인을 활용하면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큰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라인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국내시중은행과 네이버 '라인'간 손잡기가 현실화 될 경우, 유력한 파트너로는 신한금융그룹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모델을 설계한 조영선 전 베인앤컴퍼니 금융부 대표를 디지털 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2014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진출에 실패한 이후 자체 모바일 플랫폼인 '써니뱅크'를 통해 대응해왔지만, 케이뱅크가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이라는 교집합도 이런 그림에 힘을 싣고 있다. 신한은행은 재일교포 주도로 설립된, 국내에선 일본 네트워크가 가장 강한 금융사다. 일본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신한은행의 업무 제휴는 이미 다방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5년 라인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라인페이'와 양사 플랫폼 기반 제휴를 맺은 이후, 일본 시장에서 라인을 통한 송금,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엔화로 라인페이에 충전하면 국내 신한은행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원화로 출금할 수 있는 '라인페이 ATM 환전출금'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후보군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최근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와 제휴를 맺고, 음성을 통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 개발한 메신저 '위비톡'을 통해 전세계 10개국 언어로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비톡 보급에 힘쓰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베트남을 접점으로 삼았다. 현재 베트남 라인은 현지 씨티그룹의 모바일 플랫폼을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대응할 만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네이버를 잡는 방법 밖에 없다는데 모두 동의한다"며 "다들 원하지만 결정권을 쥔 네이버가 아직 나서지 않고 있어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으로 절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하지 않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그와 관련 검토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