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책 놀이터, 도심책방들의 변신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7 17:57

수정 2017.06.07 21:25

복합 문화공간이 된 서점들
1. 예스24 ‘홍대던전’ 젊음의 거리 특성에 맞춰 ‘서브컬처 상품’ 메카로 특화
2. 한길사의 ‘순화동천’ 인문.예술 집중한 정통 문화공간
3. 한남동 ‘북파크’ 과학.예술분야 서가로 유명
책 놀이터, 도심책방들의 변신

책 놀이터, 도심책방들의 변신

순화동천, 홍대던전, 북파크 (사진 위쪽부터)
순화동천, 홍대던전, 북파크 (사진 위쪽부터)

책 안읽는 시대라서일까. 독서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공간이 늘고 있다. 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경기도 파주 인근에는 그네들이 운영하는 카페 형식의 독서 공간이 드물지 않지만 올초부터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예스24는 지난 3일 홍대입구역 인근에 서브컬처 복합문화공간인 '홍대던전'을 열었다. 예스24 중고서점 홍대점과 연결되는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 젊음의 거리 홍대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다양한 서브컬처 상품을 선보인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과 코스프레 전문용품 등 다양한 서브컬처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 빠르게 늘고 있는 라이트노벨(가벼운 느낌의 장르소설) 독자들을 위해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 '라이트노벨 도서관'을 비롯해 서브컬처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무대 및 기획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예스24는 '홍대던전'이 제품 판매 외에도 마니아들을 위한 맞춤형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브컬처 업체들이 오프라인에서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는 창구로 만들어 서브컬처의 메카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석환 예스24 대표는 "홍대라는 지리적 특성에 맞춰 중고서점과 서브컬처 복합문화공간을 함께 마련, 고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서브컬처 마니아들이 트렌드를 즐기고, 오프라인 홍보가 어려운 중소 서브컬처 브랜드의 시장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24의 '홍대던전'이 비교적 가벼운 문화인 서브컬처를 중심으로 한다면 출판사 한길사의 '순화동천'(巡和洞天)은 인문.예술에 집중한 정통 문화공간이다.

한길사가 오랜 준비 끝에 지난 5월부터 독자들을 맞이하기 시작한 '순화동천'은 한길사가 창업 초기 자리했던 서울 중구 순화동에 있다. 덕수궁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내 컬처센터에 위치해 시청역과 서대문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3만여권의 책이 즐비한 1818㎡(550평) 규모의 공간은 책 박물관, 갤러리, 강의실, 회의실, 서점으로 구성됐다.

오래 전부터 독자가 중심이 된 '책 놀이터'를 마련하고 싶었다는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순화동의 '순화'와 노장사상에 나오는 이상향인 '동천'을 더해 '순화동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문.예술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의 '평화를 순례하는 유토피아'가 되겠다는 의미다.

책 박물관과 갤러리에서는 전시를, 강의실과 회의실에서는 출판기념회나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다. 한길사는 책과 미술, 음악, 강연 등 인문.예술 콘텐츠이 품격 있게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개관 기념으로 19세기 영국의 책 예술가 윌리엄 모리스, 프랑스의 전설적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아름다운 책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열었고, 최은경 이화여대 교수의 'BOOKS', 김억 목판화가의 '국토진경' 전시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인문학 강의로 오는 15일부터 사학자 이이화의 한국사 특강도 열린다.

지난해 말 서울 한남동에 개관한 '북파크'는 이미 이태원 거리의 '핫 플레이스'다. 인터파크 과학재단인 카오스재단의 서점 겸 복합문화공간 '북파크'는 주말 일평균 방문객수가 1000명을 뛰어넘을 정도로 명소로 자리잡았다.


'북파크'가 특별한 점은 과학.예술 분야에 특화된 서가 때문. 많은 서점들의 과학.예술 분야 공간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북파크'는 3층 중 200평 이상 공간을 과학.예술 분야에 특화된 서가로 꾸몄다. 카오스재단의 설립취지인 '과학의 대중화와 과학지식의 공유' 취지를 살려 해당분야 5만여권의 도서를 전면 배치하고, 다양한 과학 관련 상품들도 전시 판매한다.
또 강연장에서는 올해 초 '이기적 유전자' 저자이자 세계적 석학인 리처드 도킨스의 첫 내한 강연을 비롯해 김상욱, 홍성욱 등 과학 분야 스타 교수들의 토론회도 열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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