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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혼란에 '트럼프 특수' 꺼져간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7 18:11

수정 2017.06.07 18:11

달러인덱스 올해 11.58%↓ 정부의 인프라 투자계획 의회 통과 못해 전망 불투명 ..투자 위축돼 금.채권에 집중
美 정치혼란에 '트럼프 특수' 꺼져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 투자시장에 몰려들었던 국제 투자자들이 점차 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을 기대했지만 미 정치권이 연이은 스캔들로 마비되고, 트럼프 정부의 돌발적인 대외정책이 이어지자 더 이상 경기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이 전하고 트럼프 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6일 96.53을 기록해 미 대선 전이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12월 103.22까지 올랐으나 올해 들어 약 5.5%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유통금리는 같은 날 2.14%로 대선이 열렸던 11월 이래 가장 낮았다. 채권가격은 만기 가치를 유통금리로 깎아 계산하는 만큼 유통금리가 낮아질수록 가격은 높아진다. 이날 뉴욕 시장에서 거래된 근월물 금 선물 가격은 31.1g당 1297.50달러를 기록해 올해 들어서만 11.58% 뛰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원인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던 미 경제단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조슈아 볼튼 회장은 6일 트럼프 정부가 세제개혁을 서둘러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책 담당자들은 미 기업들이 계속해서 경제 전망을 낙관한다는 예상을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 회장은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나 절실한 세제개혁의 실패에 따른 잠재적인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의견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출범 이후 대규모 사회기반시설투자와 세제개혁을 선언했지만 이러한 약속은 현재 미 정치권이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 간의 내통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FT는 비록 미 증시가 올해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정보기술(IT) 기업들 때문이라며 건설 등 정책 수혜주들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미국이 다른 국제적인 체제에서도 떨어져 나갈까 우려하고 있다. 다국적 자산운용사 야누스핸더슨의 딕 웨일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탈퇴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기후변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전반적인 안보와 경제 문제"라며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협력에 바탕을 둔 강력하고 안정적인 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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