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 태양광업계 '트럼프發 악재'에 긴장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7 18:25

수정 2017.06.07 18:25

美 파리기후협약 탈퇴선언.. 석유.석탄 정책 노골화에 신재생에너지사업 위축 우려
한화큐셀.OCI 등 예의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국내 태양광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석유와 석탄 등 전통자원 중심의 에너지산업부흥 정책을 노골화하면서 당장 타격은 아니더라도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사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부터 미국은 파리기후협약 이행을 중단한다"며 기후협약 탈퇴를 일방 선언한 이후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인 태양광업계는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육성 기조에 따라 태양광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전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 한화에너지, OCI 등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대거 진출한 상황이다.

국내 태양광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파리협약 탈퇴와 전통에너지 중심 산업육성책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단기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가) 좋은 뉴스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협약 탈퇴 절차만 4년 정도 걸리는데다 미국 주정부의 에너지 정책 자립도가 높아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태양광 산업 종사자만 36만명 수준인 반면, 석탄석유 등 화석에너지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그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돼 트럼프 정부가 당장 신재생에너지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업계에서 미국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미국 현지법인인 한화큐셀아메리카를 통해 태양광 모듈 판매와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데 전체 매출의 30%를 미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2015년에는 넥스트에라에너지사와 1.5GW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에너지가 미국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운영중이기도 하다.

OCI는 현지법인인 미션솔라에너지를 통해 태양광 모듈을 미국시장에 판매중이지만 모듈가 하락 등으로 이미 가동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반태양광 정책'이 반가울리 없는 상황이다. OCI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전통에너지 부양책에 방점을 찍어 예상은 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후속 정책이 나오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며 "그나마 미국 사업비중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 향후 규제책이 나오더라도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CI가 미국에서 수주한 대규모 태양광발전 건설사업인 알라모프로젝트는 최근 마무리단계라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화살을 빗겨가게 됐다.

그러나, 국내 태양광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강경 기조 아래에서는 미국내 생산시설 투자나 대규모 수주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기조가 전통자원에 집중하는 상황인 만큼 향후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현지 생산기지 투자 등 사업 확대가 힘들 것"이라며 "미국보다는 인도, 유럽 등 태양광 시장에 관심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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