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채권왕 빌그로스 "금융시장 위험 수준 2008년이후 가장 높아"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8 15:16

수정 2017.06.08 15:16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금융계에서 ‘채권왕’으로 통하는 빌 그로스가 시장의 위험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야누스핸더슨 그룹의 펀드 매니저인 그로스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현재 투자자들은 자산을 값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되파는 대신에 비싸게 산 뒤에 행운을 빌고 있다”면서 “시장이 한 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금리를 비롯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정책들로 인해 실질적인 경제 성장 없이 자산 가격만 올렸다며 현재 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는 “현재 돈이 금융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수익률이 과도하게 낮은 채권뿐만 아니라 고평가돼 있는 주식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자산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라도 일부 폐쇄형 펀드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로스는 지적했다.


그로스는 그동안 연준과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의 각종 양적완화 정책이 주식과 채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마켓워치는 그러나 아직까지 그로스의 예상은 현실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 증시는 2009년 저점을 찍은 뒤 계속 랠리를 이어가고 있고 채권 역시 약세장의 신호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닥터둠’이라는 월가의 비관론자 마크 파버도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로스와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파버는 “미 증시가 거대한 거품의 한 가운데 있다”면서 “모든 자산시장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자산도 싼 것이 없다”며 “지금은 90년대 말 닷컴 거품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상황과 흡사하다”고 전했다.
파버는 “뉴욕증시의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주식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언젠가는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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