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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올해 안에 QE 축소 착수 가능성 시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9 17:41

수정 2017.06.09 17:41

지난 2014년부터 마이너스(-) 금리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쳐온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관련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기전망이 나아지면서 ECB가 올해 안에 경기부양책 축소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8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틸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현행 경기부양책을 유지한다면서도 경기 전망이 밝아졌다고 시사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를 위협할 물가 하락 위협이 "확실하게 사라졌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약속을 하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면 서도 "매우 상당한 수준의" 경기부양책이 아직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2011년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 경제 성장에 따른 위험이 "전반적으로 균형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성장 위험이 "아래쪽으로 기울었다"고 표현했다.

ECB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현행 제로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은행들의 ECB 예치금리(-0.4%)와 한계대출금리(0.25%)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국채 등 자산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규모도 지금의 월 600억유로(약 75조원) 수준으로 일단 올해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다국적 금융사 ING의 캐스턴 브제스키 애널리스트는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두고 "통화 완화 경향이 사라졌다"며 "ECB가 방금 QE 축소의 첫걸음을 어떻게 뗄 지 몰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투자사 BNP파리바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리처드 바웰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오는 9월 회의에서 QE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골드만삭스도 8일 ECB 회의 이후 보고서를 내고 유로존 QE가 내년부터 축소되어 내년 말에 종료된다고 내다봤다.


ECB의 이 같은 변화는 경기상황이 그만큼 호전됐기 때문이다. 8일 유럽연합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전 분기 대비 0.6%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날 ECB 역시 올해와 내년 유로존 GDP 성장률을 1.9%와 1.8%로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씩 상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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