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태완 서울대 교수 "대학 창업, 시장조성이 우선돼야"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3 19:30

수정 2017.06.14 07:35

중소벤처기업부 주도 대학 창업 활성화 강조 "이벤트성 지원 막아야"
김태완 서울대 교수 "대학 창업, 시장조성이 우선돼야"

"대학 창업은 먼저 창업시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교육부처가 아닌 중소벤처기업부처 주도로 진행돼야 합니다. 연구비 지원도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한 게 아니라 먼저 연구를 시작하면 비용을 지원받는 전략적 지원방식이 중요합니다."

김태완 서울대 공과대학 대외부학장(조선해양공학과 교수.사진)은 13일 "산학협력으로 창업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대학가에 청년창업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제도가 추진 중이지만 효율적 지원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 공대는 영국의 글로벌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기업인 엑센트리(XnTree)와 협력하고 신기술 중심 창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기술 교수창업 드림팀'을 결성하는 등 창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성공적 창업을 위해서는 시장, 자본, 기술, 인재라는 4가지 조건이 순서대로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먼저 형성되고, 자본이 충족되고, 기술에 이어 인재가 투입될 때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4가지 조건의 형성이 인재, 기술, 자본, 시장 순서로 진행되면서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등 해외의 성공적 창업환경을 거울 삼아 글로벌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최근 교육부 주도의 대학 창업 활성화에 대해서도 "지난 2008년부터 대학 창업을 교육부가 주체가 돼 운영해왔으나 창업은 중소벤처기업 담당 부처에 이관해 해당 부처에서 주도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대학 창업을 주도하면 창업 활성화가 이벤트성 지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창업은 중소기업이 주도해 활성화해야 대학의 연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창업은 단편적 아이디어보다 기술 중심이 돼야 지속 가능성이 있다"며 "독창적 기술로 창업하고 학부에서는 공대와 미대, 경영대 등 각 전공학부가 융합해 공동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창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편적 아이디어는 후속 아이디어로 인해 쉽게 잠식될 수 있어 독보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방어벽을 형성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창업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구조가 필수적"이라며 "서울공대 연구비는 1인당 연평균 4억~5억원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같은 해외 명문대학과 비교해도 적은 편은 아니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비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연구를 위한 연구비 지원이 효율적"이라며 "전공에 관계없이 획일화된 연구 평가지표가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한 실적 위주의 연구를 부르고 연구비 분배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각 전공에 맞는 전략적 연구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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