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빌 그로스의 경고 "모든 금융시장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4 15:48

수정 2017.06.14 15:48

'채권왕' 빌 그로스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넘쳐나는 돈이 모든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시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CNBC에 따르면 현재 제이너스 헨더슨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그로스는 6월 투자전망 보고서에서 시중에 넘치는 돈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간 괴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와 거의 영구적으로 반복되는 저금리로 창조된 푸른 하늘에 현혹되지 말라"면서 "모든 시장이 점점 더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QE를 통해 시장에 푼 막대한 돈은 그동안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QE와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가 경기회복을 이끈 것은 맞지만 그 부작용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 실질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지지부진하지만 유동성이 지나치게 풍부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다. 유동성 장세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은 금융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최소한 2019년까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은 2.4%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들과 월스트리트의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에 걸친 자본투자 상실, 낮은 생산성, 낮은 기술발전이 경제성장률 도약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전세계 증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전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이제 전세계 GDP의 95% 수준에 육박해 사상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그로스는 "실제 기댈 수 있는 것은 실물 경제이지만 전세계 실질 경제 성장률은 여전히 낮고 앞으로도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은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의 돈 찍어내기로 만들어진 '가짜' 승리자들보다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궁극적인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은 역사적인 자본주의 모델에서는 내재적으로 허용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돈이 경기순환을 유지시겨줄 수 있도록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간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자본주의의 동맥은 지금 원활히 작동하지 않거나 막혀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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