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대화파’가 주류.. 軍 요직은 육사출신 배제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연세대의 약진이 부각된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학교 자체보다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를 필두로 한 대북 '대화파'의 포진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문 특보는 국제정치학은 물론 안보.평화.중동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적 석학으로, 학자로서는 유일하게 1·2차 남북정상회담에 모두 참석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소위 '자주파'로 불리는 대화론자들의 좌장 역할을 해왔다.
문 특보는 노무현정부에서 동북아시대위원장, 외교부 국제안보 대사를 지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어왔다. 연세대 정외과 73학번인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 지명은 문 특보와 김대중 전 대통령 통역 시절을 눈여겨본 이희호 여사의 추천으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현 외교부 2차관도 연세대 정외과 76학번이다. 조 차관은 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대통령정책실에서 일했다.
국방개혁을 이끌어 나갈 군 요직에도 '비주류 인사'들이 내정됐다. 국방개혁의 키를 쥐고 있는 국가안보실 1차장에 이상철 퇴역 육군 준장이 임명됐고, 국방부 차관은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맡았다. 또 국방부 장관에는 그동안 군의 주류였던 육군사관학교 졸업-육군대장 출신이 아닌,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후보자로 임명해 실제로 군의 핵심세력을 배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그동안 특정 출신과 특정 계층에 집중됐던 군의 주류세력을 혁파해 견제를 통한 개혁을 이끌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군을 제대로 장악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국방개혁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존 주류세력을 일거에 배제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지난 정부에서 육군은 합참의장 자리를 해군인 최윤희 대장에게 내줬지만 최 의장이 함상근무 경력이 작아 육군이 조종하기 쉬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육사 출신들이 잡아온 헤게모니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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