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선진국 회사채·주식 고평가"… 전문가들 사이서 거품 논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8 19:00

수정 2017.06.18 19:00

재무분석사협회 설문조사.. 투자자 84%가 고평가 응답
美 주식 고평가 지역에 꼽혀.. 신흥시장 주식은 양호 평가
美.유럽 정정불안.통화정책 자칫 시장 폭락 단초 될수도
"선진국 회사채·주식 고평가"… 전문가들 사이서 거품 논란

선진국 회사채,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중립 전환 움직임과 미국과 유럽의 정정불안이 시장 폭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의 이같은 평가는 별도 2개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우선 재무분석사협회(CFA Society)의 2.4분기 설문조사에서는 설문에 답한 투자자 가운데 84%가 회사채가 고평가됐다고 말했다. 고평가 응답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회사채 뿐만 아니라 국채 역시 고평가됐다는 답이 나왔다.
투자자 82%가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4.4분기, 올 1.4분기에 비해 4%포인트 늘었다.

주식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선진국 시장은 고평가, 신흥시장은 적정가라는 답이 나왔다. 69%가 선진국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4분기 40%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신흥시장 주식만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41%는 저평가됐다고 답했고, 34%는 적정가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주식 고평가 우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한 메릴린치의 월간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가 고평가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설문에서 펀드매니저 210명 가운데 44%가 주식이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5월 37%보다 높아졌다.

인터넷 주식에 대한 우려는 더 컸다. 75%가 인터넷 주식이 고평가됐거나 '유사 거품' 수준이라고 답했다.

주식이 가장 고평가 된 지역은 미국으로 지목됐다. 펀드매니저 84%가 이렇게 답했다.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의 금융상품 고평가 우려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중립 전환을 예고한 것에서 출발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 유럽,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고,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로 시중에 돈을 풀면서 금융시장은 오랜 기간 활황세를 보였다. 넘치는 돈이 곳곳으로 쏟아져 들어가면서 실물경제에 비해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상승세를 보이는 거품 논란이 불거질 정도가 됐다.

게다가 14일 연준이 올들어 2번째로 금리를 올리고 추가인상을 예고했고, 이튿날인 15일 영국은행(BOE)도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이례적인 내부 논쟁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중립전환 움직임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도 추가 완화 가능성은 봉쇄하고, 중립으로 기우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고삐를 죄면 채권 가격과 주식 가격 모두 하강 압력을 받는다.


다만 금리인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미디어트 캐피털 그룹의 리서치 책임자 니컬러즈 브룩스는 "이전에 비해 거의 모든 자산이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각국 정부 역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빚을 안고 있어"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역시 여전히 낮다는 점과 국채 발행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이 금리상승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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