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대책 후폭풍] 부동산대책 약했나.. 벌써 '풍선효과' 조짐

서울 19일 이전에 풀린 분양권 문의 급증 … 대체투자처 오피스텔로 이동도

#. A씨(59)는 최근 서울 중랑구 아파트 분양권을 웃돈(프리미엄) 10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가 입주 직전인 지난 5월 웃돈 3000만원을 더 붙여 되팔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서울 시내 신규분양 아파트들은 전매가 완전 금지됐다. 하지만 A씨는 "이미 분양권으로 나와있는 서울 지역 단지도 있고 다산신도시나 미사강변도시 같이 서울 인근에는 전매 제한이 풀린 분양권이 더 많다"면서 "이제부터 서울쪽이 다 막힌다고 하면 오히려 더 오르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상과열이 우려되는 주택시장에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서울 전지역에 대해서는 입주전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면서 반사이익을 보는 단지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현지 중개업소 등을 돌아본 결과 대책이 발표된 19일 이전에 모집공고 승인이 난 분양단지나 서울의 경우 이미 분양권이 풀린 곳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매제한 서울전체로…이미 풀린 분양권 반사이익

서울은 이번 대책으로 강남 4구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번 규제의 역풍으로 서울을 벗어난 인근지역에서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한 기존 분양권이나 입주를 갓 시작한 단지 가격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에 분양돼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운 단지에 대한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입주와 동시에 강북 최고급 단지가 된 종로구 '경희궁자이'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정책 발표 후 잠시 소강상태이긴 하지만 가격이 떨어질 염려는 없다는 판단에서 매물로 내놨다가 다시 꽉 쥐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분양가 대비 전용면적 77㎡는 3억원 이상, 84㎡는 4억원 정도 올랐고 전세가도 6억원대 중후반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에서는 정책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나자마자 매물이 더 귀해졌다. 강동구 고덕동 J공인 관계자는 "지난 5월 전매제한이 풀린 이후로 고덕 그라시움 전용 59㎡는 웃돈이 약 1억1000만원까지 붙었는데, 서울 시내는 분양권 전매가 막혔으니 기존 분양권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면서 "입주 때까지 중도금도 무이자라서 높은 웃돈을 주고라도 바로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매물도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수요자들 오피스텔 시장으로 이동하기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오피스텔 등 '아파트 대체 투자상품'에 시중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데다 분양권 전매에 제한이 없어 정부의 '핀셋형 규제대책'에 자유롭다보니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지난 16일 견본주택 문을 연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아뜨레 오피스텔'의 경우 개관 첫날부터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 못지 않은 인기를 뽐냈다.

오피스텔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바다조망이 되는 전용면적 74㎡ 테라스형은 최고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오피스텔 등 다른 주택유형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각종 주거 인프라시설이 잘 마련돼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택지지구의 경우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오피스텔 등 다른 주택유형이 풍선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정상희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