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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 28일 개최] "기술혁명이 인간의 행복 지향하도록 법·제도 정비해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0 18:28

수정 2017.06.20 22:54

3.강연자 인터뷰
모바일코리아포럼서 기조연설 맡은 미래학자 존. H. 클리핑거 박사
"AI 같은 기술 혁신 속도내면서 새로운 직업군.경제개념 생겨나 결국 인간도 함께 진화할 것"
"인간의 일자리 감소 우려 크지만 블록체인 같은 기술 활용하면 개별경제주체가 돈버는 세상 될것"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이 산업과 사회의 혁명을 일으킨다는 4차 산업혁명.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싸고 AI의 인류 공격, 일자리 뺏기 같은 반감도 확산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진화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에서 기술혁명의 지향점을 '사람'에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기술혁명을 통해 인류의 일상이 편리해지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으로 혁명의 목표가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8일 'The Human ; 기술혁명의 지향'을 주제로 개최될 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 앞서 사람을 위한 기술혁명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3회에 걸쳐 독자들과 함께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오는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리는 '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 기조연설을 맡은 존 H. 클리핑거 MIT 미디어랩 박사는 사전 인터뷰에서 "기술혁신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개발 윤리는 물론 사회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핑거 박사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오는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리는 '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 기조연설을 맡은 존 H. 클리핑거 MIT 미디어랩 박사는 사전 인터뷰에서 "기술혁신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개발 윤리는 물론 사회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핑거 박사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급속도로 진행돼 단 몇 분만에 인간이 수백만 세대를 진화할 수 있게 만든다. 결국 다양한 학문과 기술이 융합하며 상호 영향을 미쳐 인간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 혁신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 전망도 있지만 헬스케어, 주거, 교통, 교육 등 여러 면에서 기술혁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진화시켜 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존.H.클리핑거 박사가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기술혁신에 막연한 공포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술혁신은 결국 인간의 행복을 위해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공지능(AI) 윤리나 자율주행차의 위험 등 기술혁신 앞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막연한 두려움은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술혁신이 인류에 도움된 사례 무궁무진"

오는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리는 '제8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서 기조연설자를 맡은 존.H.클리핑거 박사는 파이낸셜뉴스와 사전 인터뷰를 통해 "기존 산업시대의 경제나 직업의 정의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예측할 수 없다"며 "지금것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직업군과 경제개념들이 기술혁명의 결과로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리핑거 박사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기반이 되는 기술혁명은 책상위에 앉아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가족과도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은 이같은 사랑하는 사람간의 소통이나 장애인들의 불편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울한 전망 없애기 위한 법.제도 장치 고민해야"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하급수적인 기술 진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줄이고 인간성을 상실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예측도 한다. 실제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의 폭스콘에서는 로봇 5만대가 인간 6만명이 하던 조립 일을 대신한다. 폭스콘은 2020년까지 조립 공정의 30%를 자동화하고, 이후 완전 무인 조립 공정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핑거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이며, 실제 과거 수십년간 이런 사례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클리핑거 박사는 "대부분의 공상과학소설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그리게 마련이고 여기에서 진정한 도전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는 과학을 기반으로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 "기술 혁신이 일부 사람들에게 불편과 불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식하고, 기술혁명이 인간의 행복을 지향하도록 개발 윤리는 물론 사회적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불식시키고, 실제 기술혁신에 따른 미래가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도 진화"

클리핑거 박사는 기술의 진화가 인간의 진화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3차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행돼 수 분 내에 수백만 세대를 진화시킬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과 기술이 융합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를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이나 중국의 커제 9단과 바둑대결을 펼쳐 잘 알려진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는 AI 기술이다. 초기 알파고는 인간 프로기사의 기보 16만개를 입력해 그들의 수법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키웠다. 기보 16만개를 학습하는 데에도 5주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간이 평생을 들여도 할 수 없는 속도다. 알파고 2.0은 여기서 더 나아가 스스로 바둑을 두며 실력을 쌓았다.

클리핑거 박사는 알파고와 같은 AI는 그동안 인간이 수백년, 수천년간 이룩한 혁신을 가능하도록 해 결국 인간의 진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도 진화할 것"이라며 "그렇게 탄생한 인류는 새로운 종으로 분류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경제체계 가능"

그는 특히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는 블록체인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상에서 금융 기록이나 의료 기록, 물류 기록 등 거래 내용을 암호화 한 뒤 분산.보관하는 것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의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에 중앙서버에 기록했던 개인정보와 거래정보를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인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을 통해 검증한 경제체제를 지지한다"며 "새로 들어선 한국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일자리 창출을 고민한다면 블록체인 모델을 활용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단순히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경제 구조를 바꾸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기존에 특정 주체에 의해서 정의되고 검증됐던 가치를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경우 택시 운전사가 아닌 우버 가입자들이 일반 손님을 태우는 것인데, 운전을 하는 사람에 대한 검증 체계가 없기 때문에 많은 도시에서 해당 서비스가 금지됐다. 블록체인의 상호 검증 체계가 우버에 적용된다면, 우버 고객들이 운전자의 행적을 보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에 의한 경제체제가 사회에서 신뢰를 얻게 되면 누군가에게 고용되지 않고도 개별 경제 주체로서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는 "기술의 개발은 인간의 요구에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블록체인이 잘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서) 분권화된 기관과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기술이 우리를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존 클리핑거 박사는 미국 예일대학교를 졸업한 뒤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MIT 미디어랩의 연구과학자 및 교수로 공유를 통한 신뢰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인터넷커뮤니티인 로랩(Law Lab)의 창립자 겸 공동대표도 역임한 바 있다.
로랩은 기업이 사회적인 협력과 혁신을 추진할 때 필요한 법의 역할과 경제 체계를 연구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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