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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700억 기부금 모은 네이버 해피빈 ″온라인 기부 새 문화 만들었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1 14:54

수정 2017.06.2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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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기부를 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일이 됐다. SNS에서 좋아요를 누를때마다 얼마씩 기부된다는 게시물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10여년전만 해도 기부는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온라인 상에서 기부를 한다는 생각도 하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네이버의 '해피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으로 바로 기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21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7월 오픈한 '해피빈'에 참여한 누적 이용자가 약 1370만명에 달한다.
누적 기부금액은 약 709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에만 72만여명의 이용자가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해피빈을 통해 기부했다.

네이버의 '해피빈' 소개 이미지
네이버의 '해피빈' 소개 이미지
■네이버 해피빈, 인터넷 활동으로 얻는 '콩'으로 온라인 기부 대중화 기틀
해피빈은 온라인 기부 아이템 '콩'을 통해 인터넷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부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지난 2009년 해피빈 사업을 총괄하는 비영리재단법인 해피빈을 출범, 더 많은 이용자들이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 기부 문화가 정착되면서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는 이용자들도 늘었다. 지난 2015년 도입된 매월 일정 금액씩 기부콩을 저금하는 제도인 정기저금 누적 건수는 9800여건을 넘어섰다. 하나의 단체를 특정해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정기기부 누적 이용건수도 5500여건에 달한다.

해피빈 조성아 리더는 "네이버 서비스 활동을 통해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 기부 아이템 '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거부감 없이 온라인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며 "이처럼 온라인을 통한 손쉽고 재미있는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더블 프로젝트, 한글 깨치고 싶은 어르신들에게 교육 기회 제공
네이버는 올해도 더 많은 이용자들이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해피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공익이슈로 모금하는 단체들의 모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기부금액 만큼 해피빈이 금액을 더하는 '더블프로젝트'도 시작했다.

5월 시작한 첫번째 더블프로젝트는 '세상의 모든 배움'이라는 주제로 16개의 모금함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용자들의 기부금 2796만9800원과 해피빈이 매칭 기부한 3521만3000원을 더해 총 6318만800원이 모금됐다.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 농한기 마을학교의 지난해 졸업식 모습. 5월 진행된 해피빈 더블프로젝트 덕에 올해에도 무사히 졸업식을 열 수 있게 됐다.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 농한기 마을학교의 지난해 졸업식 모습. 5월 진행된 해피빈 더블프로젝트 덕에 올해에도 무사히 졸업식을 열 수 있게 됐다.
이 모금액은 482명의 이웃이 즐거운 배움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에서 137명의 어르신이 한글을 배울 수 있게 됐고, 애란모자의 집에서 갑작스런 임신과 양육의 책임을 홀로 지게 된 엄마들이 '당당한 엄마'의 역할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장애아동의 엄마들을 위한 문화교실, 작은 탁자에 모여 학습지를 보던 아이들에게 책걸상 지급 등에 모금액이 활용됐다.

6월에도 환경의날을 기념해 환경을 주제로 한 더블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감동의 '수어응원'도 해피빈 작품
네이버는 크라우드펀딩과 비슷한 방식의 '공감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소셜벤처나 개인이 공익적으로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후원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들이 실질적 지원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해당 주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공감펀딩 사례는 '야구수어'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던 야구수어는 해피빈과 네이버 스포츠, 한화이글스와 함께 진행한 펀딩으로 야구 용어를 수어로 제작하는 '세상에 없던 말' 캠페인이다.

국내 청각장애인 25만여명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은 그동안 없던 야구와 관련된 수어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국립국어원에 등록된 2만5000여개 수어 가운데 야구와 관련된 수어는 세이프와 아웃, 그리고 홈런 단 3개 뿐이다. 네이버와 한화이글스는 공감펀딩을 통해 수어 135개를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해피빈 공감펀딩 사이트 이미지
네이버의 해피빈 공감펀딩 사이트 이미지
이 프로젝트는 해피빈을 통해 진행됐으며 현재 300만원 목표 모금액의 1896%를 달성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한화이글스 팬들이 지난 3일 대전 야구장에서 육성으로 하던 응원을 수어로 하는 장면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줬다.

이 외에도 공감펀딩을 통해 △지구 사랑을 실천하는 친환경 칫솔 프로젝트(1054% 후원) △사라지는 제주 곶자왈 숲을 지키는 친환경 양말 프로젝트(757% 후원) △구례 산수유나무를 지키는 사람들 프로젝트(641% 후원) △지적장애인과 작가의 동행, 같이걸을까 프로젝트(232% 후원) 등의 기부가 이어졌다.

■공감펀딩 확대, 소셜벤처에 배송도 지원해준다
네이버는 향후 공감펀딩을 더 발전시켜 소셜벤처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공강펀딩을 진행한 소셜벤처들에게 온라인숍(스토어팜)을 열어주고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물품 포장 및 배송 등과 같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조성아 리더는 "소셜벤처의 공익 목적 프로젝트 성공을 돕는 공감펀딩, 소규모 단체 대상 기금에 이용자 기부액만큼 해피빈이 추가 기부하는 더블프로젝트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단체와 기부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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