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스포트라이트 사법피해자, 공권력에 무너진 삶]

"억울한 피해자에 국민들이 관심 가져야 법도 기관도 바뀐다"

(6.끝) 사법 정의 실현위한 전문가 의견
구속수사로 범죄인 낙인
정신적.육체적 회복위한 형사보상제도 아직도 부족
피해자의 억울함 풀기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구제안 연구 계속할 것

파이낸셜뉴스는 'fn 스포트라이트 사법피해자, 공권력에 무너진 삶' 기획시리즈를 통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법피해자 실태와 형사보상제도 문제점 등을 진단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형사법연구실장 박미숙 박사를 만나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들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실장과의 일문일답.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형사법연구실장 박미숙 박사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형사정책 분야 국책기관으로서 범죄 실태와 대책에 관한 각종 자료를 모아 정리.연구하고 학계, 실무 간 관심을 연계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국가 지원을 받지만 연구는 독립적으로 실행하고 특정 사안에 의견을 내놓기보다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 비교법 연구는 중요 업무 중 하나로, 외국 제도를 소개하고 우리 형사정책의 시사점을 도출해 국회 및 관련 형사사법기관의 정책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본지의 사법피해자 연재물에 대한 평가는.

▲사법피해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기사로, 이것이 인식전환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로 돈을 들여 교육할 게 아니라 이런 기사를 통한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최근 국가가 형사보상금을 늦게 지급할 경우 지연이자도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다. 형사보상금지급청구권은 확정된 보상결정 내용에 따라 청구인이 국가에 확정된 금액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자지급은 형사보상 기본취지에 따른 것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실질적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관련 입법안이 뒤따라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송비용청구 고지와 관련된 입법안도 낸 것으로 기억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은 법안인가.

▲담당자가 비용보상제도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재판장이 무죄 확정된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청구 등 관련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알려주자는 취지다. 관련 고지를 현행처럼 대법원 재판예규인 판결 공시절차에 관한 지침에 의해 시행해도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비용보상 신청이 늘어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등의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 고지 의무를 법 개정으로 할지, 지침으로 할지 차이이긴 하지만 법률안의 발의 취지는 관련 고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무죄피고인의 정당한 보상청구권을 확보하려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억울한 사법피해자의 명예회복책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인데.

▲구속되고 수사를 받으면 범죄인으로 낙인을 찍어버리니까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정신적·육체적 회복을 위해 형사보상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본다. 성폭력 신고율은 1990년대만 해도 2%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전문가 추산에 따르면 10% 내외가 됐다. 사회가 변하면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결국 인식이 사법제도 발전과 민주화를 주도한다고 본다.

―사법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 위해 바뀌어야 할 점은.

▲사회 분위기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국민 인식이라고 본다. 국민의 인식이 발전하면 사법처리 과정에서 절차와 인권의 준수 정도도 따라가고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례 3인조 사건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를 통해 이런 억울한 사례가 많이 알려졌고,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 등이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다. 2~3년 내에 이런 인식이 더욱 확대.강화돼야 하고 국민 감시를 받아야 관련 기관이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형사정책연구원의 역할은.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실질적 구제방안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제도의 문제인지, 사람의 문제인지 살펴보고 제도 문제라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사람의 문제라면 조직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지도 살펴보고 내년에는 구체적 대안이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스포트라이트팀: 박인옥 팀장 박준형 예병정 구자윤 김문희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