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무기·셰일가스 수입 확대 검토…한·미 정상회담 협상카드로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5 17:34

수정 2017.06.25 21:49

가스公도 美 LNG 도입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대(對)미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무기와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첫 순방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52명 명단이 청와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 만큼 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계획이나 사업 현안도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오는 29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무기와 셰일가스 수입 확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기나 가스는 정부의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셰일가스 수입 증대, 미국산 방산제품 수입량인 대외군사판매량을 무역수지 산출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제안해 이 같은 정부의 무기와 셰일가스 수입계획은 설득력이 더 높아지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한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불균형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언급한 것도 무기와 셰일가스 수입계획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시화된 움직임도 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사빈 패스 LNG 수출터미널에서 미국의 셰니어에너지와 공동으로 미국산 LNG 인수식을 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내년부터 2036년까지 20년간 연간 280만t의 LNG를 국내로 도입한다.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것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입장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지난 4월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는 한.미 FTA에 대해 "'끔찍한(horrible)'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분석 행정명령에 따라 이번주 내 무역적자 보고서를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가 많이 나는 16개국을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보고 무역관행, 법률, 규제, 시장제도 등의 점검을 근거로 상대국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이 트럼프 행정부에 '선물'이 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대한상의는 앞서 22일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 52명을 확정했다.

정부 계획대로 미국산 무기와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대표 방위업체인 한화테크윈은 미국 방산회사인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등과 기술도입.생산 등 협력관계에 있다. 이번 방미를 통해 록히드마틴,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일가스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6만6000t을 도입한 SK E&S는 2019년부터는 20년간 220만t 규모의 셰일가스를 들여오기로 했다.
GS EPS도 2019년 200만t 규모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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