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추가 금리인상 두고 연준 내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5 19:01

수정 2017.06.25 22:03

연준 계획 발표 2주도 안돼 국제유가.美국채수익률 등 하락세 지속 우려 높아져
인플레이션 지표 놓고 이견
美 추가 금리인상 두고 연준 내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싸고 이견이 심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도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는 분위기다.

연준이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올리고,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지 2주도 채 안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데서 출발한다. 거의 5년만에 처음으로 2월 목표치 2%를 찍었던 인플레이션은 이후 약세로 돌아서 4월에는 1.7%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약세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더 오래 끌 것인지를 놓고 해석과 전망에 차이가 생기면서 내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의장,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 등은 물가상승 압력 둔화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회성의 휴대폰 신규 약정 가격 하락, 처방약 가격 상승폭 둔화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률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한다.

메스터 총재는 이날 클리블랜드에서 기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연준이 예상한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줬다"면서 "몇몇 취약한 지표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도 19일 "노동시장의 팍팍한 수급이 지속된다면 임금이 서서히 오를테고, 인플레이션률은 2%로 복귀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옐런 의장은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와 관련해 "일부 통계에 과민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플레이션 데이터에는 노이즈가 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은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불러드를 뺀 에번스, 카슈카리, 캐플란 등은 올해 FOMC 표결권이 있다. 옐런 의장이 취임 이후 줄곧 노력해왔던 FOMC내 이견 최소화가 삐걱거릴 것임을 시사한다.

이들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면서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캐플란 총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플레이션 약세가 끝났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를 또 올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3월, 또 어느 정도는 4월과 5월로 이어지고 있는 데이터 약화가 일시적인지를 확인하는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도 20일 한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때때로 더 전세계적이고, 더 기술적인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우리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카슈카리 총재는 아예 3월과 이달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인플레이션률이 낮다는게 이유였다.

유가, 국채 수익률 하락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에도 불구하고 21일 국제유가가 10개월여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약세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게 됐다.

투자자들의 이같은 우려는 국채 수익률 하락에서 확인된다.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가까운 시일 안에 물가가 오르고, 경제활동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CME 그룹의 금리선물 움직임을 보면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