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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장하나 전 국회의원 "엄마가 보육정책의 주체가 돼야"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5 19:09

수정 2017.06.25 19:09

[fn이사람]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장하나 전 국회의원 "엄마가 보육정책의 주체가 돼야"

"엄마들의 문제는 한 번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어요. 여성정치에서, 청년정치에서, 노동정치에서 다뤄졌다면 나설 필요가 없었겠죠. 이제서야 정치적으로 다뤄진다는 게 더 의아한 것 아닌가요?"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장하나 전 국회의원(사진)은 "엄마는 정치의 당사자가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되물었다. 그리고는 다소 낯선 '엄마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가사와 육아는 노동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여성의 운명이자 팔자였고,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엄마는 그냥 엄마였다"는 그의 말이 묘하게 이해됐다.

엄마에게 불합리한 대한민국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엄마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11일 첫발을 내디딘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애를 안 키워보면 백날 설명해도 몰라요. 모르면 절박함도 떨어지죠. 그래서 당사자인 우리가 설명하겠다는 겁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보육.노동 정책 10가지를 제안했다. 지난 21일 연 첫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칼퇴근법이 대표적이다.

"육아휴직을 못 쓰는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아세요?" 장 대표는 대뜸 물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직장동료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과중한 업무로 힘든 동료에게 부담을 지우기 미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1 과제로 '노동시간 단축'을 세운 이유다.

보육 분야에선 정책 입안 테이블에 엄마를 앉혀달라는 것을 1순위로 내세웠다. 엄마가 보육정책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엄마'란 아빠, 조부모 등 돌봄을 수행하는 모두를 말한다고 장 대표는 귀띔했다. 그는 "지금의 보육정책은 엄마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정치하는 엄마들'의 시작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껏 정책 입안 테이블에 앉아 엄마를 대표할 조직도, 세력도 없었던 것. 그는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나서겠다"고 했다.

엄마정치는 '엄마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지만 우리 정부는 국민의 행복에 무관심하다"며 "엄마의 권익이 아니라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궁극적으로 가족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정치인인 장 대표에게도 '정치하는 엄마들'의 의미는 특별해보였다.
새로운 형태의 정치활동을 구현하고 싶단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감동이에요. 많은 시민운동과 정치활동을 했지만 '정치하는 엄마들'은 전혀 새로운 시도입니다.
차별 없는 평등한 공동체를 우리부터 실천해 감동을 주고 싶어요." 그의 표정엔 설렘이 가득했고,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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