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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실험작' 옥자, 자체콘텐츠 제작 불 붙이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30 17:06

수정 2017.06.30 17:06

한국 포함해 글로벌시장 개봉
동영상서비스시장 변화 예고 독점공급 콘텐츠 더 늘어날듯
넷플릭스 리차드 스미스 선임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옥자'에 적용된 최신 음향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넷플릭스 리차드 스미스 선임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옥자'에 적용된 최신 음향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설국열차'로 잘 알려진 봉준호 감독의 신작영화 '옥자'가 넷플릭스를 통해 6월 29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개봉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영화로 국내 일부 극장을 제외하고는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서 관람할 수 있다.

'옥자'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개봉하면서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넷플릭스는 하우스오브카드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1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다.
지난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때부터 넷플릭스가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이번에 넷플릭스가 '옥자'를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 가입자 확대에 나서는 만큼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 '옥자' 글로벌 개봉… 돌비와 입체사운드도 선보여

넷플릭스는 29일 0시, '옥자'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였다. 넷플릭스 월정액 가입자는 스마트폰이나 PC, 스마트TV 등 다양한 넷플릭스 지원 기기를 통해 '옥자'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옥자'를 선보이면서 최신 음향기술을 도입했다. 글로벌 음향기업 돌비와 손잡고 넷플릭스에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천장을 포함한 공간 전체에서 특정 위치에 고정된 사운드나 움직이는 사운드를 제공해 청취자가 영상의 상황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나는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보다 현실감 넘치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의 설명이다. 이 기능은 '옥자'에 처음 적용됐다.

'옥자'의 봉준호 감독은 "음향은 관객들이 더 몰입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요소로 돌비 애트모스는 음향을 3차원으로 확장시켜 관객들이 소리의 방향성까지 느낄 수 있다"며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같은 창작자들이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자체 콘텐츠 제작 열풍 분다

'옥자'가 개봉되면서 동영상 서비스 시장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지상파 방송사나 케이블TV 방송사들이 편성한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옥자' 이후 한국에서도 잇따라 드라마 자체제작을 발표하면서 자체 콘텐츠 제작이 동영상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옥수수'를 서비스하는 SK브로드밴드와 '카카오TV', '카카오페이지'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 스노우를 서비스하는 네이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앞다퉈 콘텐츠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굳이 TV가 아니더라도 웹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자를 만날 수 있게 되면서 1인 방송 창작자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72초TV나 모모콘 등 중소 콘텐츠 제작사들의 영상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어떤 서비스가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볼만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없는 넷플릭스, 국내 동영상 시장 수익모델도 바꾸나

동영상 서비스 기업들의 수익모델도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국내 동영상 서비스 기업들의 주 수익모델인 광고모델을 전혀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광고가 이용자들의 영상 시청경험을 방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용자들의 시청편의를 위해 향후에도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

아직 한국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업계 추산 10만여명 수준으로 많지 않지만 '옥자' 개봉을 기점으로 넷플릭스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월정액 요금이 9500원이다. 극장에서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는 돈으로 한달동안 '옥자'를 포함한 다양한 미국드라마와 영화, 한국 방송 프로그램 등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월정액 요금만 내면 광고없이 옥자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한달동안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만큼 광고를 포함한 다른 동영상 서비스보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옥자 개봉으로 국내 동영상 서비스 기업들의 콘텐츠 자체제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넷플릭스가 광고에 의존하는 수익모델의 변화를 이끌수도 있다"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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