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각국 중앙銀 '긴축 신호'에 글로벌 국채 투매 이어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30 17:54

수정 2017.06.30 17:54

ECB 등 통화완화 종료 우려.. 세계 국채값 사흘연속 하락
美 10년만기 수익률 최고치
각국 중앙銀 '긴축 신호'에 글로벌 국채 투매 이어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유럽 등 선진국들의 통화완화정책이 점차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글로벌 국채 가격이 사흘 연속 하락하는 등 국채 투매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29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은 국채 투매세는 주식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1개월만에, 독일과 영국, 캐나다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3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2.27%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의 2.223%와 올해 종가 기준 최저치였던 지난 26일의 2.135%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날 10년만기 독일 분트 수익률은 0.442%로 거래를 마쳤다.
26일에는 0.249%였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같은 채권 투매세는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향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나타났다.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연이틀 긴축 시사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6월 27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이 '리플레이션'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이 발언에 대해 수많은 트레이더들은 ECB가 매달 600억유로(약 78조원)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음날 영국 중앙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와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의 스티븐 폴로즈 총재가 긴축 시사 대열에 합류했다. 카니 총재는 지난 6월 28일 "경기 회복세와 투자, 임금 상승이 견조하면 통화 완화 정책을 일부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고 특히 영국의 기업 활동이 호전되면 금리인상을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로즈 총재는 같은날 "지금의 저금리가 할 일을 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6월 29일에는 유로존의 6월 경기체감지수가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ECB의 양적완화 축소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워 채권 투매를 더 부추겼다.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애틀랜틱트러스트 투자책임자는 "유럽이 2013년 미국의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같은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불안을 일으켰다"며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가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사했을 때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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