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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굴욕… 올들어 5.6% 가치 하락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3 17:58

수정 2017.07.03 17:58

EU.캐나다 긴축 발언에 신흥국 경제 회복세 맞물려.. 반면 美 고용.물가는 약세
달러의 굴욕… 올들어 5.6% 가치 하락

올 상반기 달러 가치가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과 캐나다의 금리 인상 신호와 세계 경제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인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지수가 1% 떨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총 5.6% 하락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상반기 최대 하락률이다.

최근의 하락세는 지난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 스티븐 폴로즈 총재의 긴축 발언이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를 금리 인상의 신호로 보고, 급히 이들 국가의 통화를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1년만에 최고치를, 영국 파운드와 캐나다달러 모두 2% 이상 뛰었다.

뿐만 아니라 개도국 등 세계 경제 회복세도 상대적으로 달러화를 약화시키고 있다. JP모간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4.7%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는 미국과 유럽의 두 배 이상이다. 마크 맥코믹 TD증권 외환전략 북미 책임자는 "나머지 세계 경제는 개선되고 있는데 미국의 속도는 떨어지고 있다. 달러 가치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같은 달러 약세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 가치가 14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당시에는 쉽게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다.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 규제 완화, 경기부양에 힘입어 성장세를 가속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은 정치적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미국의 성장세와 고용,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수치는 모두 약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달러화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연준의 금리인상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약해진 상태에서 금리만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도 최근 단기적인 금리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달러 강세가 일반적으로 7년정도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가 달러 강세의 마지막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알레시오 드 롱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의 성장 모멘텀이 흐려져가고 있다"며 "올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세제개편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달러 강세장은 아마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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