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 위협하는 고이케 돌풍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3 17:58

수정 2017.07.03 17:58

선거통해 도쿄 도의회 장악.. 신당 창당해 총리도전 전망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지난 2일 선거에서 압승해 도쿄 도의회를 장악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가 벼랑끝에 몰리게 됐다. 일부 언론들은 고이케 도지사가 신당을 창당해 정계개편에 나설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향후 총리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3일 고이케 도지사는 "도민퍼스트회 대표직에서 사임하겠다"면서 "지사와 당 대표 겸직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감안해 지사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선거 이후 도민퍼스트회 연합세력이 의회 과반이상을 차지하면서 의회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선 고이케 도지사가 이번 도의회선거 압승을 계기로 다시 한번 신당을 창당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승여력을 몰아 정계개편작업에 불을 뗄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 1990년대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킨 일본 신당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92년 창당한 일본신당은 같은해 참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도지사 등 4명의 당선자를 냈다. 이듬해 6월 도쿄 도의회선거에서 20석을 얻으며 상승세를 탔고 다음달 중의원 선거에서도 35명의 의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자 일본신당은 캐스팅보트를 활용해 호소카와 모리히로 대표가 연립정권의 총리를 맡게 됐다. 고이케 지사가 자민당, 민진당 탈당파를 규합해 연내에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연내에 5명 이상 의원을 모아 신당을 만들면 내년부터 정당 교부금을 받아 정치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도쿄에서 해온 정치실험이 중의원이나 참의원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먹힐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면이 엇갈리고 있다.
고이케 지사도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

월리엄 페섹 경제칼럼니스트는 이날 아시아타임스에 쓴 기고에서 "아베 신조 총리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것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나 무역재협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가장 도전적인 대상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라면서 "여성 신분이면서 집권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이 아닌데다 정치권에서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페섹은 "아베 총리가 쏜 3개의 화살(양적완화, 경기부양, 구조개혁) 중에선 양적완화만이 제대로 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구조개혁은 아베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고이케는 중국에 덜 의존적이며 남성중심의 인사제도를 고쳐나감으로써 개혁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