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조용병 VS. 윤종규, 불꽃 튀는 리딩금융] IB부문통합… 성과 내는 'KB' 속도 내는 '신한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4 17:34

수정 2017.07.04 22:12

1. 실험대 오른 유니버설뱅킹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신한금투 초대형 IB로 키워, 그룹 亞 리딩뱅크 도약"
윤종규 KB금융 회장 "非은행부문 전략적 육성, 한국의 BoA 선보일것"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뱅크를 넘어 이제는 '리딩금융'을 향한 경쟁이 뜨겁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간 펼쳐졌던 리딩뱅크 경쟁이 전 금융권역으로 확전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3월말부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용병 회장과 잇따라 인수합병(M&A)를 성공시켜 KB금융그룹의 덩치를 급격하게 키운 윤종규 회장이 있다. 조 회장과 윤 회장은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은행과 투자금융(증권), 보험과 카드사를 때로는 따로따로, 때로는 뭉쳐서 금융그룹의 힘을 배가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의 핵심인 한국형 유니버셜 뱅킹, 디지털금융, 글로벌화를 두고 격돌하는 양사의 전략이 흥미롭다. 쫓고 쫓기는 두 수장간 치열한 물밑 경영전략을 조명해 본다.


조용병 회장과 윤종규 회장, 은행을 필두로 많은 금융계열사를 이끄는 두 수장의 시선이 대한민국 리딩금융, 더욱 멀리는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택한 첫번째 전략이 '유니버설 뱅킹'이다. 유니버설 뱅킹은 여.수신 업무는 물론 신탁,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업무를 아우르는 은행을 의미한다. 하지만 금융 전업주의인 한국의 금융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만큼 지주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니버설 뱅킹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은 물론 증권과 보험, 카드, 캐피털 등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는 협업시스템을 만들어 유니버설뱅킹의 효과를 최대한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병 VS. 윤종규, 불꽃 튀는 리딩금융] IB부문통합… 성과 내는 'KB' 속도 내는 '신한


■KB금융 "한국형 BoA 만든다"

윤 회장은 임기 초기부터 KB금융만의 유니버설뱅킹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롤모델로 은행-증권 간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BoA는 지난 2009년 메릴린치를 인수한 후 WM과 CIB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 뒤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며 당기순이익은 급증했다.

윤 회장의 전략은 치밀했다. 지난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비중을 키웠다. 올해는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을 모두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완성해가고 있다. 지난 2014년 29.5%에 불과하던 KB금융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부문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4.2%로 늘어났다. 이달 중 KB손해보험과 캐피탈의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고 나면, 비은행부문 비중은 윤 회장의 목표치인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WM과 CIB 성장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져왔다. KB금융은 지난해 협업 효율화를 위해 은행과 증권, 지주의 3사 겸직체제를 도입했다. WM과 CIB부문장이 은행, 증권, 지주의 3사를 모두 통합 관리하도록 하고, 유관 부서를 모두 KB금융타워에 결집시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복합점포도 빠르게 늘고 있다. KB금융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현재까지 총 36개로 늘어났으며 올해 55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월 30일 올해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제일홀딩스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KB증권 출범 이후 만들어낸 첫번째 대형 딜(4000억원 규모)로, 계열사간 CIB 협업체계가 성공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개영업(은행이 소개한 고객이 증권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들고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KB금융 은행과 증권의 소개영업 자산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한해 자산(9246억원)을 3개월만에 초과달성한 성과다. 윤 회장은 "은행과 증권, 보험 간의 CIB, WM 협업 성공사례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유니버설 뱅킹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한국형 유니버설 뱅킹을 만들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초대형 IB 육성"

조 회장은 신한금융지주의 강점인 투자은행(IB)부문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2020프로젝트'의 일환으로 IB 육성을 강조해왔다. 선두에 선 계열사가 신한금융투자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고 않으면서 그룹내 전사적인 IB 강화를 통해 신한금융투자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전 계열사의 투자은행(IB) 부문을 통합 관할하면서 그룹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에 이어 신한금융투자를 업권 5위권 안으로 입성시키기 위한 노력을 추진할 전망이다.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면서 올해 실적이 크게 확대되고 시가총액도 신한지주를 위협하면서 신한금융으로서도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에 이어 신한금융투자의 성장성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계열사의 IB 통합을 위해 이동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GIB사업부문장으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신한금융 재무, 경영지원 등을 맡은 후 신한은행에서 자금시장 담당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신한금융투자로 소속을 옮겨 계열사의 IB사업을 총괄하며 해외 대체투자 먹거리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GIB사업부문은 글로벌 투자역량을 강화해 지주사의 자본시장 수익 비중을 2020년 14%(지난해 연말 기준 8%)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는 14일 예정된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이같은 전략을 가시화할 계획"이라며 "지난 3개월 동안 추진했던 자본시장(IB), 글로벌, 디지털 등 3개 태스크포스(TF)의 결과물을 공유하고 토론해 하반기 가시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도 토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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