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금융시장 하반기 변동성 더 커진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0 17:37

수정 2017.07.10 21:53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 잇따라 긴축정책 발언
주식 고평가 논란 계속돼 실적 기대이하땐 주가 하락
세계 금융시장 하반기 변동성 더 커진다

세계 금융시장 하반기 변동성 더 커진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웬만한 충격에도 꿈쩍 않고 있는 시장이 올 하반기에는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끊임없는 주식 고평가 논란이 겹쳐져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전 경험에 비춰볼 때 전쟁이나 경기침체 같은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시장 변동성은 앞으로 2년간 지금같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던 골드만삭스의 전망과는 다른 분석이다.

최근 시장변동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지면서 하반기 높은 변동성 전망을 낳게 됐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매도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발언이 하반기 시장 불안을 예고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럽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했고, 이튿날인 28일에는 마크 카니 BOE 총재와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은행(BOC) 총재가 긴축 발언을 이어갔다.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의 잇단 긴축 발언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서서히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VIX는 7일 11.2를 기록하며 여전히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그렇지만 선물지수와 연동된 VIX 흐름은 사뭇 결이 다르다. 9월 선물과 연동된 VIX는 14.1로 6월 중순의 13에서 상승했다. 장기 VIX 선물 흐름을 보여주는 VIX 커브 역시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올 하반기에는 변동성이 높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먼의 계량투자 공동책임자인 더그 크레이머는 "VIX는 예측이 매우 어렵고 그 방향을 알아내려는 노력들은 대부분 실패한다"면서도 "그러나 변동성은 아마도 지금부터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시장 움직임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IX 변동성을 높일 요인들로는 우선 이달 중 시작될 미 기업실적 발표가 있다.

모간스탠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전년동기비 매출이 6%, 순익은 7%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 선임 전략가 팸 피넬리는 "앞으로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수주일이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실적이 기대했던 것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조짐이 나타나면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기업실적 외에도 9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미 연준의 운용자산 축소, 9~10월로 예상되는 미 연방정부 재정고갈을 앞둔 의회의 재정적자 한도 증액 협상, ECB의 양적완화(QE) 축소 전망, 북핵부터 중동에 이르는 지정학적 불안,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연준의 금리인상, 자산운용 축소 전망은 미국채 변동성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채 시장의 VIX 격인 '이동지수(Move Index)'는 지난달 26일 기록한 4년만에 최저치 50에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주말 56으로 올랐다. 이는 여전히 100에 육박하는 장기 평균치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 고삐를 죄면서 향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3일 공개한 분석보고서에서 1928년 이후 낮은 변동성 체제는 14차례 있었고, 평균 2년을 이어갔다면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쟁이나 경기침체 같은 대형악재가 아니라면 한동안 지금같은 낮은 변동성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2년 안에 경기침체가 일어날 가능성도 2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이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악재가 나오면 한차례 빠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야 일반 투자자들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공행진만 지속하면 섣불리 주식을 사들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주가 고공행진에 따른 부담감과 실적시즌을 앞둔 관망세로 큰 변동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S&P500 지수는 지난주말 전일비 0.64%오른 2425.18로 마감했다.
올들어 8.32%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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