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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투자 부른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2 17:14

수정 2017.07.12 17:14

[fn논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투자 부른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했는데 그 성적이 신통치 않다. 2017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도착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4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작년 한 해 실적도 매우 부진했다. 2016년 도착 기준 외국인직접투자 금액은 약 105억9000만달러로 이는 2015년 대비 약 36%나 감소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나라도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 유치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편 보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아야 할 수치가 있는데 그것은 외국인직접투자와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간의 격차, 즉 직접투자 유출입 격차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직접투자 평균 증가율은 약 14.1%에 이른다. 반면 지난 10년간 우리가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 평균 증가율은 약 5.3%에 불과하다. 2016년을 보면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약 352억5000만달러에 이르러 외국인직접투자액과의 차이, 즉 순유출은 24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도착 금액 기준으로 직접투자 순유입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2016년의 순유출 규모는 2007년의 1.6배에 달했다. 직접투자 순유출의 지속적 증가는 국내 생산과 고용기회가 줄어듦을 의미한다. 필자가 약식으로 계산한 바로는 작년의 직접투자 순유출액을 고용손실로 환산해보면 넉넉잡아 30여만명에 족히 달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들이 글로벌화됨에 따라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문제는 해외직접투자 증가 속도에 비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너무 부진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회피에 대해 우리나라 시장의 협소함을 변명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 싱가포르의 경우 우리나라와 유사하거나 더 많은 해외직접투자를 기록하지만 매년 상당한 규모의 직접투자 순유입을 달성하는 외국인투자 유치의 모범국이다.

확대일로에 있는 직접투자 순유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환경 개선이 답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그리고 국내 기업의 '리쇼어링(본국 회귀)'을 촉진시킨다. 또한 정부 재정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 투자환경을 개선해 직접투자 순유출을 해소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여기저기서 들리는 바로는 기업의 세 부담과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되고 있는 듯하다.
모두 직접투자 순유출 해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다. 반면 기업규제 개선에 대한 논의는 거의 들리는 바가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처럼 온갖 무리수를 두면서 자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어도 일자리 창출을 핵심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는 정부에 걸맞은 건설적인 정책들이 논의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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