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이 휴가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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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시즌이다. 맘이 들뜨는 시기다. 지인을 만나면 휴가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한번쯤 묻는 것이 주된 대화 중 하나가 됐다. 어느덧 휴가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매년 가는, 당연한 일상적인 일이 됐다. 돈이 많이 들어서 현실적으로 자주 갈 수 없다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과 함께 휴가지에 대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그래서인지 해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도 좋은 곳이 많지만 해외를 가야 진정한 휴가를 보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휴가철 피크인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인기 노선 항공권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이달 말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우리 가족도 장소를 놓고 고민이 많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된 휴가가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일명 '열정페이'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는 20대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 아르바이트 포털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대학생 가운데 유급휴가를 다녀온 비중은 13.9%에 불과했다. 49.0%는 아예 휴가를 포기했고 나머지는 모아놓은 돈으로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고 답한 아르바이트생들의 가장 큰 이유는 돈. 74.4%가 돈이 없어 휴가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열정페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예상대로 사고(?)를 쳤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1060원(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한 것. 금액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인상폭 기준으로는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고 '차라리 내가 취업해서 최저임금을 받는 것이 가계에 보탬이 되겠다'는 소상공인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열정페이를 받는 젊은 세대와 삶의 여유가 없는 자영업자, 영세 중소기업인들이 정반대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삶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방향은 맞다. 그러나 속도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달성을 위해 속도를 너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7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도소매 영세자영업자가 지난 4월과 5월 연속 감소하며 1만명이 줄었다고 한다. 돈을 벌지 못해 장사를 접은 것이다.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기뻐하던 시기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행히 새 정부가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게 휴가를 갔으면 좋겠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산업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