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헤지펀드, 금·은·백금 투자에서 발 뺀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7 17:57

수정 2017.07.17 22:05

귀금속 시장 매도 우위 각국 중앙銀 출구전략 예고
금리인상 앞두고 자본 이동
헤지펀드, 금·은·백금 투자에서 발 뺀다

헤지펀드들이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에서 발을 빼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속속 통화정책 중립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귀금속 보유 비용이 높아지게 되자 헤지펀드들이 이들 자산에서 탈출에 나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이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출구전략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등이 본격적인 금리전망 변화를 예고하기 전에 미리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귀금속 대표주자인 금은 지난 11일 현재 1주일간 강한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 순 매수 포지션이 17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난한 이들의 금'으로 부르는 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기간 '가난한 이들의 금' 시장은 순매수에서 순매도도 돌아섰다. 2015년 8월 이후 순매도 포지션이 가장 높은 상태다.

금리 상승이 은 매도를 부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 등에 쓰이기도 하는 백금은 순매도 포지션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다만 지난주 후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과 미 소매매출,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등 경제지표가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하게 만들면서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1년에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의회에 출석해 연준의 통화정책과 경제상황에 대해 의장이 설명토록 하고 있는 법에 따라 지난주 상.하원 위원회에 출석한 옐런 의장은 이 자리에서 올들어 나타냈던 강경입장에서 일부 후퇴하는 인상을 남겼다.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과 관련해 일회성 원인들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연준이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14일 잇달아 발표된 저조한 미 경제지표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적어도 한동안은 멈칫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뒷받침해줬다.

소매매출부터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비자 자신감 등 소비심리와 소비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잇달아 곤두박질치면서 연준이 섣부른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높아졌다.

이때문에 약세장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귀금속 시장은 일단 상승반전에는 성공했다.
금 가격은 주간단위로 지난주 6주만에 첫 상승세를 기록했고, 은 역시 6개월만에 최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등 서구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방향 큰 줄기는 출구전략을 통한 통화정책 중립화로 가닥을 잡고 있는 터라 상승세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백금은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에 따른 우려가 작용하며 유럽 자동차 매출이 줄었다는 소식까지 겹쳐 있어 약세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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