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로당 '태양광 발전' 통해 전기료 걱정 없는 무더위 쉼터로 변신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8 09:11

수정 2017.07.18 09:11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한 충북의 한 경로당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한 충북의 한 경로당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무더위에 취약한 고령층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체 온열질환자 5910명 중 50대 이상이 56%(3328명)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70대 이상 환자의 경우 2.3%(29명)가 사망해 치명률이 높았다. 또 야외작업 및 농사활동 중 발생한 환자가 43%(2,597명)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복권위원회는 농사활동 등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는 노인층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부터 현재까지 ‘경로당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에 복권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전국 최초로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4000여개소 경로당 중 그늘, 계통연계 등 설치가 불가한 곳을 제외한 모든 경로당(2608개소)에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부터는 세종시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3kWh 용량의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경로당은 월간 322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 4인가구 일반가정 기준 월평균 전기사용량이 350kWh임을 감안했을 때 경로당은 매달 5만3950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누진제의 특성상 전기사용량이 많을수록 태양광으로 인한 절감효과는 더욱 높게 나타나게 된다.

■폭염 더위 농사일로 지친 심신 힐링하는 안마기 갖춘 시원한 경로당
지난 2016년, 충북 청주시 송절2구 경로당은 해당 사업을 지원받았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전, 하루 평균 경로당을 찾는 노인은 10~15명 남짓 했다.

‘무더위 쉼터’라는 말이 무색하게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때문에 마음껏 틀지 못했다.

평소에는 선풍기 2대로만 버티다가 한 달에 두세 번 아주 더운 날에만 에어컨을 틀었음에도 전기요금이 8만~9만 원이 나와 경로당 운영에 큰 부담이 됐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하고 난 뒤에는 전기요금이 매달 3만 원 정도로 절감됐다.

송절2구 경로당은 폭염에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6월부터 가장 더울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에어컨을 매일 가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에 전기요금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런닝머신, 벨트마사지기, 안마의자 등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돼 설치 전과 비교했을 때 방문 노인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오국진 마을이장(53)은 “어르신들이 집에서는 에어컨을 맘대로 못 켜시는데 이제는 농사일을 하시다가 시원한 경로당에서 쉬실 수 있어 좋아하신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이후 노인의 쉼터 공간으로써 경로당 본연의 역할이 강화된 것 같다”며 “복권기금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복지가 향상되어 감사드리고 향후 더 많은 지역까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지원받은 소감을 전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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