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인터뷰] 카카오뱅크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세상에 없던 금융서비스로 고객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겠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9 18:10

수정 2017.07.19 22:22

오는 27일 출범하는 '인터넷전문銀 2호' 카카오뱅크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카카오뱅크 앱 다운 받아 공인인증 절차 없이 거래 시작
美 대형은행과 업무제휴.싼 수수료, 해외송금 분야 강점
"카톡 하듯 편리한 금융거래" 보안.리스크관리도 차별화
카카오뱅크 윤호영(왼쪽).이용우 공동대표가 경기 성남시 분당 본사의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왼쪽).이용우 공동대표가 경기 성남시 분당 본사의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부터 남달랐다. 카카오뱅크가 출범에 앞서 미리 공개한 '라이언' '무지' '콘' 등 카카오 인기 캐릭터를 입은 카드는 쉽사리 눈을 떼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반가움이 컸다. 그동안 쌓아온 카카오뱅크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실체로 만난 느낌이랄까. "다 예쁘죠? 캐릭터별로 모두 소장하고 싶어하는 고객도 분명 있을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

다음주인 오는 27일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이용우.윤호영 대표를 만났다. 예정보다 출범이 늦어졌지만 그들은 자신에 차있었다. 초조함보다는 하루 빨리 공개하고 싶은 기대감이 더 큰 듯 보였다. "우린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곧 열릴 카카오뱅크를 경험한다면, 다른 은행으로 돌아가긴 쉽지 않을 겁니다."

-출범이 늦어졌다.

▲우리 내부 문제는 아니었다. 금융위원장 인선 등을 고려해 출범에 가장 적절한 시점을 조율했을 뿐이다. 이미 실거래 서비스 최종 점검을 마쳤고,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는 등록작업도 마쳤다. 출범과 동시에 사용자들은 카카오톡과는 별도로 카카오뱅크 앱을 다운받아 사용해야 한다.

-카카오뱅크 앱은 뭐가 다른가.

▲무엇보다 단순하다. 사용자의 동선을 고려해 가장 필요한 것들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은행앱은 은행이 원하는 것만 복잡하게 나열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사용자 관점에서 고민했다. 공인인증서도 걷어냈다. 거래 시작 때도 등록할 필요가 없고, 이체 금액 제한도 없다. 카카오톡과 연계해 간편하게 송금하고 이체할 수 있는 기능도 물론 있다. 굳이 은행 앱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카카오톡을 하는 중에 송금과 이체가 가능하다.

-보안이 이슈일 것 같다.

▲우리는 PC 뱅킹을 지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본인 휴대폰 한대로만 거래할 수 있어 보안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휴대폰 잃어버리면 일정, 연락처, 사진 등 모든 것이 사라지는 만큼 휴대폰을 소중히 관리하는 개인의 행동 속성도 고려했다.

카카오뱅크가 가장 먼저 공략하는 곳은 '해외 송금 시장' 이다. 이를 위해 출범 전 미국 한 대형 은행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외 송금을 신속하고 빠르게 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뱅크는 본인가를 받을 무렵 부터 해외송금 수수료를 기존의 10분의 1로 인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저렴한 수수료 뿐 아니라, 복잡한 송금 과정도 걷어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해외 송금은 얼마나 달라지나.

▲기존 방식과 마찬가지로 은행망을 활용하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업무제휴를 했다. 수수료가 줄어드는 것 뿐 아니라 해외로도 간편 송금이 가능해진다. 국내에서 처럼 실시간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왜 해외 송금 시장인가.

▲해외 송금 수수료로 (카카오뱅크가)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 다만,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이 뭘까를 고민했다. 해외송금 시장을 잡으면,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50대 이상 자산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상품의 경우 간결함으로 차별화 한다. 예적금과 신용대출 등 기본 상품이지만, 복잡한 조건과 우대금리 혜택을 모두 없앤 것이다. '주거래 고객'을 잡겠다는 욕심을 버렸기에 가능했다. 두 대표는 고객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금융상품 차별점은 뭔가.

▲우선 수신금리에서 우대금리 제도를 모두 걷어냈다. 월급이나 관리비를 이체하면 0.1% 포인트를 더주는 그런 제도가 전혀 없이 간결하다. 금융상품에 여러가지 설명이 붙는 순간,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억지로 주거래 고객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편리함을 위해 계좌에 들어오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기초체력으로 키울 생각이다.

-대출 금리는 경쟁력이 있나.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 구축했다.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기존 은행보다 많은 25개로 세분화해 관리한다. 초반에는 큰 차이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신용 분석시스템을 점차 고도화해 결국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 계획이다.

-리스크 관리는.

▲주주사 중에 SGI서울보증이 있다. 서울보증이 보유한 개인 소액 대출 신용정보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연체는 1개월 단위로 타이트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내년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고객들의 거래 데이터가 쌓이면 궁극적으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CSS를 고도화 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금융권의 시선으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독특한 조직이다. 우선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운영한다. 이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전무를 지낸 금융전문가이고, 윤 대표는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TF)의 부사장을 지낸 IT 전문가다. 이는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뱅크를 구성하고 있는 총 9개 지주사 중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보유 지분이 최대 지분 10%로 제한됐다.

-공동대표 체제는 지속하나.

▲은행법이 개정되면 카카오그룹이 최대주주가 된다. 한투는 카카오그룹이 가진 주식수보다 한주 적은 지분율을 보유한다. 은산분리와 무관하게 공동대표 체제는 지속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가 만나 만들어진 은행이다. 완전히 다른 두 분야를 융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간에 조율이 필요했고, 문화적 차이를 수렴해나가야했다. 발전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가진 공동대표 체제는 꼭 필요하다.


-어떤 은행을 만들고 싶나.

▲우리 비전이 '은행, 그 이상의 은행(Bank, Beyond Bank)'이다. 롯데그룹과 제휴를 맺은 것을 시작으로, 점차 제휴처를 넓혀 금융을 넘어 모바일라이프, 고객들의 실제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겠다.
새로운 금융의 경험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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