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Culture]

뮤지컬 '아리랑'의 송수익으로 돌아온 안재욱

"연기 못하면 애국심 없는 듯.. 독특한 아리랑"
2년전 조정래 소설 뮤지컬화 초연때 43명 중 31명 다시 뭉쳐
"이 작품 연습할때 이상하게도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하겠어요"

"뮤지컬 '아리랑'은 좀 독특해요. 해본 사람들만 아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어요. 서로 농담삼아 얘길하는 게 이 작품 연습을 할 때는 이상하게 아파도 아프다는 얘기를 못하겠다라는 거였죠. 또 연기를 못하면 마치 애국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주.조연, 앙상블까지 모두 임하는 마음가짐이 뜨거워요."

배우 안재욱(46)이 뮤지컬 '아리랑'의 송수익으로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아리랑'은 조정래의 동명 대하소설을 극화한 작품으로 2년 전인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일제강점기 전북 김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한민족의 생존과 투쟁의 역사를 담고 있다. 12권 분량의 소설 속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없어 '감골댁' 집안의 가족사에 포커스를 두고 7명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보여준다. 그 가운데 안재욱이 맡은 송수익 역은 양반가에서 태어나 일제에 대항해 만주로 가서 독립군이 되는 인물이다. 안재욱은 초연에 이어 같은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창작 뮤지컬이라는 것에 애착이 컸어요. 말이 쉽지 우리나라에서 창작 작품이 하나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어렵고 그 가운데서 나온 귀한 선물과 같은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또 제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송수익을 했었기 때문에 더 애정이 가죠.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해외에서 다른 배우들이 표현한 것들이 먼저 있는데 송수익은 저 이전의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은 역할이기에 제가 표현하고 싶은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번 '아리랑' 재연 공연에는 초연 때 참여했던 배우 42명 중 31명이 다시 참여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다시 만난 느낌"이라고 밝힌 안재욱은 어느 팀보다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기에 다른 배역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궁금했다. 안재욱은 "다른 배우들의 연습을 보다 보면 치성은 치성대로, 득보는 득보대로 그 역할만의 세계가 있고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극이 구성됐다"며 "원톱 방식으로 극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송수익이라는 배역이 더욱 극에서 구심점 역할을 잘해야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 안재욱은 1994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래 23년간 끊임없이 다양한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드라마를 비롯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이 23개이고 가수로서 정규앨범 5장을 비롯해 재작년까지 싱글 앨범을 내는 등 음반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2011년부터 뛰어든 뮤지컬에서도 매년 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방송 예능 프로그램인 '냄비받침'의 진행자로도 활약중인 동시에 EBS 다큐 프로그램에서는 고정적으로 내레이션을 하고 있다.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는 것에 대해 그는 "하나만 특출나게 잘했으면 그걸 팠을텐데 아주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서 오히려 방황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나는 어른이라는 생각보다 질풍노도의 시기 가운데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제 나이에 만족하며 산다"고 농담과 함께 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보였다.

배우로서 2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망이 있을까. "여전히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무조건 착한 캐릭터만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해요. 한 가지 캐릭터를 고수하겠다는 생각도 없고요. 드라마에선 주로 로맨틱 멜로 장르의 작품이 많았지만,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까 선이 강한 역할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요새 들어선 시대극이나 사극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작품 제작을 직접 해보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그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주변에 알아보고 했었는데 제작에 뛰어들어본 사람들이 말리더라고요. 배우로서 연기만 열심히 하라고. 근데 그것에 어느 정도 동의는 해요. 혹 정말 기회가 온다면 저는 공동제작을 하기 보다 저만의 컬러를 가진 작품, 남들에게 구애받지 않고 정말 연기와 대사만으로 승부하는 3인극 같은 걸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상업적이기 보다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요."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