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연준 9월께 자산 축소… 한은 금리 올릴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17:52

수정 2017.07.27 17:52

美, 12월 추가 금리 인상도 국내 단기적 큰 영향 없을 것
한은, 국내 채권투자 감소..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 시기 앞당길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6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6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내에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였다. 9월 자산축소 결정, 12월 추가 금리인상 시나리오대로 연준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보유자산 축소가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 "가까운 시일내 자산 축소"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1.25%로 동결하면서 '비교적 가까운 시일(relatively soon)' 안에 보유자산 축소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자산 축소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연준은 9, 10, 12월 세차례 FOMC를 남겨 두고 있다. 이 가운데 9월과 12월에만 회의 뒤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자산축소 결정 배경을 설명하기 쉬운 9월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시카고 노던트러스트의 칼 태넌바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회의에서 자산축소 프로그램 개시를 발표하고, 실제 자산 축소는 10월 1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이 붕괴 상황에 몰리자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를 시작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연준은 자산매입을 중단했고, 이제 약 10년 만에 그동안 사들였던 채권을 다시 시장에 팔고 돈을 거둬들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연준의 이 같은 입장 전환은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 요인될 듯

한은도 연준의 보유자산 매각 신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한은은 '2017년 상반기 미국 경제동향 및 하반기 전망'에서 "연준의 9월 보유자산규모 축소 발표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자산축소에 나서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이 작성한 '미국 연준의 자산축소 전망과 영향' 보고서에서도 "FOMC에서 자산축소 개시일을 발표할 경우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준의 자산축소 과정에서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여전히 저금리를 유지하면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이는 달러 강세를 지속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에 대한 채권투자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 규모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저금리 지속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투자가 확대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영향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크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은 오래전부터 자산축소를 예고했고 축소방식도 점진적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에 우리 금융시장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방향은 연준보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달러가 강세보다는 약세의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이 크지는 않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는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줄어드는 국내 채권투자와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빠르게 실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준의 자산규모 축소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논의가 있는데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가계부채문제나 경제상황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고 싶겠지만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연준의 자산규모는 4조5000억달러 규모다.
오는 9월 자산 축소를 시작할 경우 5년 후인 2022년에는 2조2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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